하루는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나비가 된 장주는 세상 이곳 저곳을 마음대로 훨훨 날아다녔다. 날아다니면서도 자기 스스로 장주라는 인간임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나는 한 마리 나비야, 나는 나비다. 이렇듯 나비가 되어 신나게 날아다니던 장주는 가시나무에 발을 찔려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보니 한바탕 꿈이었다. 어, 나는 나비가 아니잖아? 난 분명 장주라는 사람이 아닌가?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꿈에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나비가 꿈에 내가 되어 있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구나.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단 말이야」 하지만 장주와 나비에게는 반드시 분열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꿈에서 장주와 나비는 분명히 하나가 된 것이 아닌가, 이러한 것을 일러 물화(物化)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장자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현실이 꿈인지, 꿈이 현실인지 그건 우리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럼 삶과 죽음의 문제는 어떠한가? 삶이 곧 죽음이요. 죽음이 곧 삶인 것일까? 그 한계를 따지기란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닐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러한 상대적 개념, 현실과 꿈, 삶과 죽음 따위의 서로 맞서는 일들을 생각 속에서 몰아낸다면 거기에는 아무런 차별도 없게 될 것이다. 상대적 개념이 허물어 짐으로써, 우리의 판단에서 얻어지는 차별을 초월할 수 있게 될 것이 확실하다. 물화(物化)란, “한 사물이 다른 사물로 변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상대적 개념에서 벗어나 물화함으로써 자유로워진 세계. 바로 이것이 장자가 그리는 이상향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하나”라고 생각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연에 완전히 융화될 수 있다. 꿈 속의 나비를 빌어 장자가 우리를 깨우치려한 상징적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