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겨울에 길을 찾는다

봄을 위하여, 봄을 위한 길을 찾아

새는 흔들리는 나뭇가지 끝에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비원을 안고

한겨울의 바람을 즐겨 맞는다

작은 부리 위에 물고 오는 가지는

세찬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허공 속에 어디론가 사라지지만

한 겹 한 겹 쌓아올리는 강철 같은 신념

매서운 눈보라 몰아치는 길 위에

둥지를 틀고 봄의 입김을 부화한다

겨울에 길을 찾는 새는

주검보다 시린 한파의 숨결에도

밝고 푸른 등불을 밀어올리며

한겨울을 보란 듯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