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와 도비가 투입되는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는 소식을 착찹한 심정으로 접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24일 익산시 의회가 국제마음훈련원 건립비 가운데 시(市) 부담액의 일부인 추경예산(5억 원)을 부결 처리했다는 것이다. 지난해도 관련 예산(8억 원)을 시의회가 전액 삭감한바 있기에, 과연 시의원들이 익산 지역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일부 개신교인들이 예산 통과 저지 운동을 전개해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사실에 낙담하지 않을 수 없다. 익산시의 발전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마음도 같을 것이다. 일부 개신교인으로 구성된 공평사회시민모임이 “특정종교시설에 국민의 혈세 지원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시의회가 열리는 기간에 피켓을 들고 퍼주기 중단, 낙선운동 云云의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압력을 행사해 왔다.

익산시와 전체 시민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들이 일부 개신교인의 압력에 굴복해 지역 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는 사업의 발목을 스스로 잡은 것은 비판 받아야 한다. 전체 시민을 대변하는 것이 시의원의 임무임을 명심하고 익산시 발전과 시민들의 여론에 귀 기울이기를 촉구한다. 2011년 12월 31일 정기예산국회에서 통과된 사업이 시의회와 일부 개신교인의 반대로 무산되는 것은 지역 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전국의 시·군·구 지자체의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가운데 의욕은 넘치지만 발전 속도가 더디고 세수(稅收)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익산에 국제마음훈련원이 건립 돼 지역 홍보와 외부인 유치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한 시민들의 실망은 크다. 더구나 국회와 도의회를 통과한 정책 사업을 시의회가 발목을 잡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익산시에서 추진 또는 유치하려는 사업의 전망까지 불투명하게 됐다. 국비와 도비가 확보된 사업을 시의회가 반대한다면 그 밖의 다른 사업을 추진하려는 명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부분 지자체에서 대규모 국가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것과는 익산시 의회의 모습은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과 달리 국제마음훈련원의 일부 사업을 배정받은 전남 영광군은 열악한 군재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44억 원의 예산을 확정하는 등 빠른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 발전의 계기로 삼고 있어 익산시와는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영광군이 안전행정부 소관의 재단법인 공공디자인지원재단 주체의 국제공공디자인(GPD Award) 공모에 국제마음훈련원을 제출해 대상을 수상했다. 이를 통해 영광군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국제마음훈련원을 통해 지역발전과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영광군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역에 살고 있는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원불교가 추진하는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은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원불교에서 추진하는 국제마음훈련원이 익산발전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불교는 지역 사회에 크고 작은 기여를 해왔다. 서울이 아닌 익산에 중앙총부를 두고 있는 것은 물론 원광대, 원광보건대, 중·고교, 원광대병원 등 교육·의료시설을 지역에 설립해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문화·복지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익산지역에 회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마음훈련원 대책위원회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은 사회를 위한 공익사업이며, 익산시민과 도민을 위한 사업”이라는 입장에 공감을 표명한다. 원불교가 지역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타적인 사고를 버리고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에 시민들이 힘을 모으는데 상생과 화합의 미덕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국제마음훈련원이 단순히 원불교 교세를 확장하는 도량구축이 아니라 내외국인의 심성을 안정시키는 힐링의 센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또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있는 익산의 변화와 발전에도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일부 개신교인이 더 이상 발목을 잡지 않기를 바라며, 시의원들도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전체 시민의 여론을 청취해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간곡하게 당부하고 싶다.

지광스님 前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 숭림사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