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筌)은 물고기를 잡는 통발인데,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어 버리고 만다. 제(蹄)는 토끼를 잡는 덫인데, 토끼를 잡고 나면 덫을 잊어 버리고 만다. 말(言)은 마음에 있는 것을 전하는 것인데, 뜻을 얻으면 말을 잊어버리고 만다. 내 어찌 그 말을 잊어버리는 사람을 얻어, 그와 더불어 말 할 것인가」 장자의 말이다.

여기서 망전(忘筌), 망제(忘蹄), 망언(忘言)은 시비와 선악 같은 것을 초월한 절대의 경지를 말한다.

상대를 초월하여 이 세상의 만물은 모두 하나라고 생각하는 절대적인 경지에 이르면 옳고 그름도, 선하고 악함도, 아름다움과 추함도 없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이다. 여기서 말을 잊어버리는 사람이란 말에 구애 되지 않는 사람을 뜻하며, 말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러한 상대적인 논의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득어망전(得魚忘筌)의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평생 은혜를 잊지 않을 것처럼 하다가,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망덕(亡德)하고 배은(背恩)하고, 심지어 토끼 사냥이 끝난 후엔 개를 잡아 먹는다. 참다운 삶을 원한다면 가슴에 간직 할만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