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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황만길/지역농업연구원장

범야권 대선 공동기구인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위한 국민연대」가 결성되었다. 민주통합당, 진보정의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세력 대부분이 망라된 국민연대가 출범한 것이다.

농업계를 비롯한 각계각층도 안철수 지지자들이 함께 참여한 공동선대기구를 발족하는 등 야권단일화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여기에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본격적으로 돕겠다고 발표하면서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도 완성되었다.

박근혜 후보가 동교동 일부세력을 흡수해 국민통합을 강조했다면 문재인 후보는 범야권의 결집과 안철수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강력한 야권단일화를 이룩한 셈이다.

과거 87년 대선 시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야권단일화가 무산된 후 한국사회의 오랜 독과점 정치는 영구화 될 것처럼 보였다. 박정희 유신독재, 전두환 군부쿠데타, 노태우 정권의 집권, 김영삼의 3당 야합 등 구시대 유물정치는 변형된 형태로 지속되었고 그 끝을 알 수 없었다. 87년 대선의 야권단일화가 무산된 후 97년 대선은 야권단일화가 이뤄진 선거였다.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김대중, 김종필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함으로써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때의 단일화는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을 담아냈지만 비슷한 가치와 지향을 가진 후보가 단일화 한 것도 아닌데다, 호남과 충청이라는 지역 간 연대라는 측면에서 우리 정치의 난제인 지역주의를 탈피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2002년 대선은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합의가 있었지만 선거직전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파기하면서 사실상 완전한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18대 대선은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범야권과 제 시민사회가 하나가 되어 국민연대를 결성하고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를 완벽하게 이뤄냄으로써 아름다운 단일화를 완성했다는데 커다란 의의가 있다.

사실 우리의 정치세력은 보수와 진보개혁의 비율이 6:4를 형성하고 있다. 언제나 보수세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구조적으로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대선도 범야권과 시민사회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면 겨우 승리하고 그렇지 못하면 대패하는 구조가 되어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큰 표 차로 정동영 후보를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경기침체 국면에서 중도층이 대거 이명박 후보를 선택하게 됨으로써 기존 보수층과 결합되어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때는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거나 시민사회가 총결집했어도 겨우 승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야권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후보단일화와 제 시민사회의 총결집이 성사 될 때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언제나 보수 세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지역주의가 남아있는 한국정치에서 단일화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여야의 승패를 좌우해 온 현실이다.

이번 18대 대선은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를 이룬 점이 야권으로서는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문재인 후보의 인내심과 대인적 풍모, 안철수 후보의 최종 결단이 야권단일화의 밑거름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문재인, 안철수의 단일화와 제 당정 및 시민사회가 결합한 국민연대의 출범이 야권의 총결집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반면 박근혜 후보 진영에서는 겉으로는 태연하지만 내심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후보단일화와 국민연대 출범을 폄하하고 비난하는 수위가 높다는 것은 위기의식의 반증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보수 언론과 박근혜 후보 측이 지속적으로 후보단일화와 범야권의 결집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이제야 18대 대선은 6:4에서 5:5의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게 되었다. 이명박 정권의 집권 연장이냐 정권교체냐, 보수의 재집권이냐 진보개혁 세력의 정권인수냐는 결국 투표율에 의해 결판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젊은 층의 투표참여 열기가 높다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될 것이다.

정치를 욕하지만 아무도 정치를 욕할 자격이 없다. 선택한 사람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선택하지 않은 사람은 권리를 지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어리석은 백성은 정치인의 노예로 살게 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18대 대선이 되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