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의 「탕문」편에 나오는 공자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보자.

동쪽으로 가던 공자가 어느 날 길가에서 두 아이가 서로 다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들을 화해시킬 요량으로 수레에서 내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다투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이에 한 아이가 “할아버지는 저희들 보다 아는 것이 많으실 테니 우리 둘 중에 누가 옳은지 말해 주세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했다.

“나는 노나라 사람으로 공구라고 한다. 너희들이 왜 다투고 있는지 말해보렴” 하고 공자가 말했다.

또 다른 아이가 “할아버지가 정말 공자님이시라면 반드시 우리들의 문제에 대해 답을 해 주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이 공자님은 세상에서 가장 학문이 높으신 분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공자가 그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아이가 “아침에는 해가 사람과 가깝고 오후에는 멀지요?” 라고 했고 다른아이가 “그렇지 않아 아침에는 사람에게서 멀어야하고 오후에는 가까워야해”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라고 공자가 말했다.

먼저 말한 아이가 “아침에 해가 막 떠오를 때는 크고 둥근 것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아요. 그러나 정오에는 무척 작아서 그 모양이 접시와 같지요. 물건이란 원래 멀면 멀수록 작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요”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다른 아이는 “그말은 하나도 맞지 않아요. 아침에 해가 떠오를 때 우리는 무척 서늘함을 느껴요. 그러나 정오가 되면 해는 사람으로 하여금 땀을 뻘뻘 흘리게 해요. 사람이 불 곁에 있으면 덥고 불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더운 것을 느낄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정오에 해가 사람과 가장 가깝게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반박했다.

두 아이의 말을 듣고 공자는 한참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답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자는 아이들에게 “나는 너희들 중에 누가 옳은지 단정할 수 없구나. 왜냐하면 나는 아직 이 문제에 관하여 연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4대 성인의 한 사람인 공자가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에 쩔쩔매는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인(仁)을 강조한 그의 유가 철학은 중국 사회의 통치 사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공자의 사상은 중심적 문화를 형성하였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유가 사상은 인간관계를 규율하는 원리로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