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之性惡, 其善者僞也’ “인간의 본성은 사악한데, 혹 선량하다면 그건 인위적인 것이다.” 순자의 ‘성악’편 첫 구절의 기록이다.

왜 인간의 본성은 사악하고 혹시 개중에 선량한 게 있다면 그건 인위적인 것이라 했을까? 인간의 본성은 악한데도 착한 면이 있는 것은 후천적인 예법으로 교정하고 교육시켰기 때문에 인위적이라고 한 것이다.

순자의 관찰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탐욕이 있고, 그리하여 이기적이고 욕정이 있고 놀고먹길 좋아한다.

탐욕은 한이 없으나 그 탐욕을 만족시켜줄만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인간은 서로 자신의 탐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하고, 그런 과정에서 투쟁이 발생한다. 만일 이러한 인간의 본성인 탐욕을 그대로 방관한다면 이 사회는 틀림없이 대혼란에 빠진다고 순자는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강력한 예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자는 사회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연구했다. ‘부국富國’ 편에서 인간이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몇 십 가지의 기능을 동시에 보유하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사회를 구성하여 상호간에 의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왕에 인간이 어쩔 수 없이 사회를 구성하지 않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더욱 안정되고 질서 있는 사회 생활이 될까? 좀 더 쉽게 이야기해서 어떻게 해야 잘 모여 살까? 잘 모여 살려면 정확히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누자는 것은 각자의 분수를 나누어 자신의 분수를 잘 지키자는 것이다. 나누는 방법은 무엇에 근거해야 할까?

예로 해야 한다고 순자는 주장한다.

순자는 화기애애한 일률적인 평균주의를 극도로 배격했다. 아예 노골적으로 예의 목적을 가리켜 귀천貴賤과 장유長幼의 차별을 확실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규정했다.

예를 기준으로 사회에 속한 각 개개인의 분수를 명확하게 구분해야만 안정을 찾고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악설에 근거한 순자의 통치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