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의 설부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렸다. 혹시 이웃집 청년이 훔쳐가지 않았을까 하여 유심히 살펴보니 그의 걸음걸이와 얼굴색도, 눈초리까지도 수상하게 보였다.

그러나 도둑맞은 줄 알았던 도끼를 숲속에서 찾고 나서 이웃집 청년의 거동을 보니까 다른 청년과 조금도 다른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어떤 사람이 이웃집 뜰에 말라죽은 오동나무를 보고 “말라죽은 오동나무는 재수가 없으니 잘라버리시오”라고 충고해 주었다.

이웃 사람이 나무를 베자, 땔감으로 쓰게 나무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웃 사람은

“에이, 재수없네. 당신이 오동나무가 재수없다고 한 것은 쓸 땔감으로 욕심에서 나온 음흉한 것이었구료”하며 화를 냈다고 한다.

송나라때 어느 부잣집 담장이 비에 무너져 버렸다. 주인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했다.

“빨리 담장을 쌓지 않으면 도둑이 들지도 모릅니다.”

이웃에 사는 노인도 같은 충고를 했다. 며칠 뒤 그집에 도둑이 들어 물건을 훔쳐갔다.
집주인은 그 아들에게는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찬했으나, 이웃 노인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의심이 암귀를 낳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렇듯 의심은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