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나라의 재상 숙손叔孫은 국정을 좌지우지 했다. 이런 숙손에게 수우라는 민완의 부하가 있었다. 그는 숙손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었다. 숙손에겐 임壬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수우는 이 임을 시기했다. “저놈만 없으면 더 큰 사랑을 받게 될 텐데..” 수우는 임을 없애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어느날 수우는 임과 함께 노군魯君을 뵈러 갔다. 노군이 임에게 옥으로 된 패물을 주었다. 임은 이것을 받은 후 이내 목에 걸치지 않고 수우를 통해 아버지인 숙손의 허락을 얻고자 했다. 그런데 수우는 이 일을 숙손에겐 말도하지 않은채, “아버님께 말씀 드렸더니 임금께서 몸소 주신 것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몸에 지니라고 말씀하시더군”하고 거짓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임이 옥목걸이를 목에 걸자 수우는 숙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아드님을 정식으로 노군께 뵙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야, 아직일러, 그 애는 아직 어린앤걸” “아닙니다. 아드님은 이미 몇 차례나 노군을 뵈었고 지난번에는 옥목걸이까지 배수하셨는데요” “뭐라고! 내 허락도 없이 노군에게 드나든다고!” “크게 노한 숙손이 아들 임을 오라 하자 임은 옥목걸이를 목에 건채 달려왔다. 이를 본 숙손은 다짜고짜 임을 죽이라 명했다.

임에겐 병丙이란 형이 있었다. 수우는 이 병도 눈의 가시로 여겼다. 병마저 없앨 생각이었다.

어느날 숙손이 병을 위해 종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병은 아버지의 허락이 있은 다음 종을 치기로 했다. 그래서 수우에게 대신 아버지의 허락을 얻어달라 청했다. 이번에도 숙손에겐 말도 안했다. “종을 쳐도 좋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병은 종을 쳤다. 이소리를 들은 숙손은 화를 냈다  “아니, 저놈이 내 허락도 없이 종을 쳐?” 숙손은 병을 국외로 추방했다. 수우는 병이 언젠가 화근이 되어 자신을 위험에 빠지게 할 것이라 걱정했다.

그래서 병을 죽일 계책을 꾸몄다. 병이 추방된지 1년쯤 된 어느날 수우는 병의 잘못을 용서하고 그를 데려와야 한다고 간곡히 숙손에게 청했다. 그렇지 않아도 병에 대한 처벌이 너무 지나치지 않았나 여겨온 숙손은 병을 데려오라 명했다.

수우는 병에겐 연락도 않은 채 거짓말을 했다. “아드님은 안돌아오겠다고 하십니다. 아버님을 크게 원망하고 있더군요” 숙손은 사람을 보내어 병을 죽여버렸다. 이렇게 두 아들을 제손으로 죽였다. 얼마후 숙손이 병들었다.

그러자 수우는 병실 근처에 아무도 오지 못하게 했다. “영감께선 이상스런 병에 걸리셨다. 나를 뺀 어느 누구의 목소리도 듣고 싫다고 하신다. 간병은 나 혼자 할 터이니 병실 가까이엔 얼씬도 말아라” 수우는 환자인 숙손에겐 전혀 음식을 주지 않았다. 숙손은 끝내 굶어 죽었다. 숙손이 죽자 수우는 장례 치를 생각도 않고 숙손의 전 재산을 훔쳐 달아났다. 턱없이 부하를 믿다가 3부자가 목숨을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