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는 임금이 저지르기 쉬운 열가지 과실을 열거하고 임금으로 하여금 주의와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작은 이익에 대한 예화를 소개한다.

옛날 진晋의 헌공이 우虞나라의 길을 통해 괵나라를 쳤으면 하고 생각했다. 순식이라는 신하가 이렇게 진언했다. “크고 좋은 옥과 명마를 선물한 다음, 길을 빌려 달라 청하면 우왕이 꼭 말을 들을 것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수극(옥의 명산지)의 옥은 선왕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 집안의 가보다. 또 굴(명마의 산지) 말은 내가 제일 아끼는 것이다. 만일 우가 옥과 말을 받아먹고 길을 안 빌려준다면 큰일이 아닌가」

“길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면 옥과 말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 옥과 말을 받아 준다면 그건 우리가 횡재를 하는 일이 됩니다. 옥은 안쪽 창고에서 바깥 창고로 옮겨놓는 일이 되며, 말은 안쪽 마구간에서 바깥쪽 마구간으로 옮겨 놓는 일이 되는 것이니까요”

「흠... 그렇게 되는 것인가」

헌공은 순식에게 옥과 말을 우왕에게 주고 길을 빌리는 사명을 맡겼다.

옥과 말을 본 우왕은 그게 몹시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진나라 헌공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했다.

이때 궁지기라는 신하가 극구 반대하고 나섰다. “그걸 받으셔서는 안 됩니다. 우리 우나라와 괵은 마치 수레와 덧방나무의 관계 같은 것입니다. 덧방나무는 수레에 의지하고 수레는 덧방나무에 의지합니다. 만일 길을 내주어 괵이 멸망하게 된다면 머지 않아 우도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입니다. 아니 됩니다. 선물을 받으셔도 길을 빌려주셔도 안 됩니다”

그러나 옥과 말에 혹한 우왕은 진에게 길을 빌려주고 말았다. 순식은 괵을 쳐 승리했다. 그 뒤 3년 후 이번에는 우나라를 쳤다. 순식은 우왕에게 주었던 옥과 말을 도로 갖고와 헌공에게  받쳤다.

「옥도 그대로이고 말을 오히려 더 커지고 튼튼해져 돌아왔구나」

헌공은 기쁨에 어쩔 줄 몰라했다.

우공이 싸운에 패해 옥과 말을 도로 빼앗기고 땅을 잃은 것은 눈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뒤에 올 큰 해를 생각지 않은 것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