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 지역진흥원장

웅포 골프장 사업이 시작된 지 햇수로 14년이 되었다. 겉으로는 웅포 관광지 조성이지만 사실상 골프장 하나 지어놓고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애초부터 관광지개발에는 관심도 없었고 전문기업도 아닌 곳에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웅포관광지 조성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시나리오는 이런 것이다.

관광지조성 승인을 받으면 주민들의 토지를 익산시가 수용해 주고 사업주는 이 부지를 헐값에 양도받아 골프장을 지어 수익을 내려했다. 이런 후 콘도, 호텔, 골프전문대학, 관광지 조성권은 다른 기업에게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또다시 이익을 챙기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사업주에게 속아 투자하고 공사를 시작한 기업들은 깊은 수렁에 빠져 웅포 골프장 사업주와 분쟁이 있거나 소송을 하는 등 한마디로 웅포 골프장은 부실, 불법, 편법, 탈법의 온상지였다.

사업주에게 속아 투자한 기업들은 여지없이 도산에 직면하거나 온갖 부당하고 추악한 사업주의 행태에 끌려 다녀야했다.

웅포 골프장 사업주는 관광지 조성의사가 애초부터 없었다.

본래 18홀로 승인된 골프장을 사욕이 앞서 변경 승인을 얻어 관광지 부지를 골프장으로 확대 조성한 것에서부터 알 수 있다.

사업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골프장 면적 확대에만 혈안이 되어있었다. 관광지로 조성해 시민들이 향유해야 할 공간은 수차례의 변경과정을 거쳐 결국 자신의 목적대로 36홀 골프장을 지었다. 회원권은 온갖 부당한 수법을 동원해 960구좌 1,200억 원어치나 편법으로 발행해 잇속을 챙겼지만 정작 회원들은 회원권 남발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익산시는 처음부터 웅포 골프장 사업주에게 속아 온갖 특혜를 줘왔고 끌려왔다. 웅포 골프장 문제에 있어 역대 익산시장은 한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다.

알량한 전직 프로골프협회장이라는 껍데기에 속아 온갖 특혜를 주고 질질 끌려 다닌 시장, 공무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불법 범죄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지 않고 면죄부를 준 검경의 책임도 크다.

또한 이런 부도덕한 사업주와 불법투성이 웅포 골프장을 비호해준 지역토호세력들은 시민들께 석고대죄를 해야 마땅하다.

더 답답한 것은 이런 지경인데도 회원권을 사고 웅포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대범함이다.

웅포 골프장이 안고 있는 수없이 많은 문제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 그렇게 보도되고 웅포 골프장 건설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이 있었음에도 속아 넘어가 막대한 돈으로 회원권을 구입했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다.

정상적 절차를 밟았다면 웅포 골프장은 부도처리 돼도 수십 번 됐을 기업이다. 익산시와 전라북도가 법과 행정의 엄격한 잣대만 들이댔어도 애초의 이런 부실하고 부도덕한 사업주가 끼어들 공간도 없었다.

하지만 정치, 행정, 검경, 지역 토호세력, 언론 등 힘 깨나 쓰는 모든 집단이 집단최면에 걸린 것처럼 부도덕한 사업주에게 끌려 다녔다. 양심과 정의의 목소리는 외면당했고 부정부패와 불법, 탈법, 편법만이 넘쳐났다.

주민들은 소중한 땅을 잃었고 양심세력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행정은 사업주에게 농락당했고 언론은 사업주의 거짓말에 호응하는 나팔수가 되고 말았다. 지역 토호들은 패거리가 되어 불의를 옹호한 셈이 되었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익산시민은 그 누구도 웅포 골프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제 와서 책임소재를 따지기도 어렵게 되었다. 이미 사업주는 챙길 것 다 챙겼다.

하지만 이제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검경은 웅포 골프장 사업주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

언론은 양심에 따라 진실만을 보도해야 한다. 익산시의회는 즉각적으로 웅포 골프장 조사특위를 꾸려야 한다. 지역 토호들은 웅포 골프장 사업주와 결별해야 한다.

익산시는 그 동안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법과 규정에 의해 단호하게 임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웅포 골프장이 더 이상 비리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시민행동에 나서야 한다. 시민들은 웅포 골프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웅포 골프장에 발을 들여 놓아서는 안 된다.

그 얼마나 고통과 눈물로 점철되고 불법이 난무한 곳에서 소위 볼을 치고 싶은가? 10년 이상 땅 잃고, 목숨 잃고, 청춘 잃고, 귀한 시간 잃고 한숨으로 점철된 주민들 및 양심세력의 피눈물 위에 세워진 웅포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야 하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 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