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그것은 그냥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그것이다. 통계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과학자나 공학자가 아닌 정치가들이었다. 그래서 일까. 통계는 종종 대중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세 가지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소설가 마크 트웨인에 의하면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시대에 수상을 지냈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라고 한다. 한 나라의 수상이 이렇게 심한 말을 했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통계 자료에 근거한 논리가 사람들의 의심을 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론 조사에 과학적 방법을 처음으로 도입한 조지 갤럽은 「통계를 이용하면 신의 존재도 증명할 수 있다」고 공언했으며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이며 무신론자였던 토마스 칼라일은 「통계를 이용하면 무엇이건 사실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는 극히 상반된 주장이지만 통계의 속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좋건 싫건 우리는 통계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온갖 추측을 남발한다. 동일한 통계 자료로부터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는 것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사람들이 통계에 대해 어떤 비판을 늘어놓건 간에 이것이 없으면 현대 사회와 경제는 당장 기능을 상실한다. 정부의 시책과 국가 및 국제기구 의 조직 그리고 기업의 정책은 대부분 통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유능한 통계학자를 고용하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사실 수학적 관점에서 보면 통계학은 결코 모호하지 않으며, 현실세계에 광범위하게 적용 될 수 있는 하나의 이론일 뿐이다. 모든 통계는 데이터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것은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한경우가 거의 태반이다.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여론 조사들도 전체 집단을 조사할 수 없기에 대표할 만한 소집단을 추출하여 실시하기에 전체의 의견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