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하루는 말馬을 키우는 사람이 백낙伯樂을 찾아와 하소연을 했다.

「저에게는 좋은 말 한 마리가 있는데, 이 말을 팔려고 아침마다 시장에 나간지 사흘이 되었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한 번 와서 저의 말을 봐준다면 사례하겠습니다.」

백낙이 그 말을 보며 시장으로 갔다. 그 말은 백낙의 생각보다 훨씬 준수했으므로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며 말 주위를 둘러보고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 곳을 떠났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 말이 구하기 어려운 준마라고 생각하고는 서로 다투어 사려고 했다. 이에 말 값은 뛰었고, 처음 주인이 생각했던 값보다 열배나 받고 말을 팔 수 있었다.

백낙이란 자는 한 눈에 천리마를 알아볼 정도로 말 전문가였다. 그래서 천리마가 있어도 알아주는 백낙이 없었다면, 하찮은 주인을 만나 천대받고 마차나 끌며 혹사당하다가 결국에는 허름한 마구간에서 죽어갈 것이다. 이처럼 천리마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 대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보통 말 이하의 능력밖에는 드러내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세상에 훌륭한 인재가 있어도 그를 알아주는 현명한 지도자나 재상을 만나지 못한다면 재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천리마는 백낙이 있음으로 존재하게 되고, 현명한 인재는 백낙같은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있게 된다.

「백낙의 한번 돌아봄」이라는 말도, 아무리 명마라 해도 백낙을 만나 세상에 알려지듯이, 현명한 사람도 또한 그를 알아주는 자를 만나야 출세의 길로 나아가게 됨을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