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송팔대가인 한유韓愈는 우정을 중시한 인물로서 그에게는 훌륭한 친구들이 많았다. 그 중 유종원은 어린 시절부터 총명하고 문장을 잘 쓰기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순종이 즉위한 뒤 왕숙문등이 주도하는 정치 개혁에 적극 가담하였으나, 그 당시 수구파와의 싸움에 밀려 유주자사로 좌천되는 불운을 겪게 되었는데, 이때 그의 동료 문인이자 절친한 벗이었던 유우석 역시 파주 자사로 좌천되었다. 유종원은 유우석의 좌천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리며 이런 말을 했다.

「파주는 깊숙한 두메산골로 살만한 곳이 못된다. 더욱이 노모와 함께는 갈 곳이 아니다. 유우석은 이 사실을 어머니께서 밝힐 수가 없어서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대신 가야겠다.」

유종원은 즉시 황제에게 청원하였고, 그 결과 유우석은 파주보다는 환경이 좀 더 나은 연주로 가게 되었다.

유종원이 죽은 후 한유는 그의 우정에 감복하여 「유자후묘지명柳子厚墓誌銘」이라는 글을 썼는데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비로소 참다운 의리를 알 수 있다. 평상시 아무 일도 없을 때는 서로 그리워하고 즐거워하며 연회 석상에 놀러 다니며 서로 사양하고, 쓸개나 간을 꺼내 보이고 해를 가리켜 눈물을 흘리며 죽어도 배반하지 않는다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머리칼 한가락만큼의 이해관계가 생기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함정에 빠져도 손을 뻗어 구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이 차 넣고 돌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이런 행위는 무식한 짐승도 차마 하지 못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뜻을 얻었다고 자부한다.”
직역하면 간과 쓸개가 서로 비춘다는 말로 친구 간에 서로 진실을 털어놓고 허물없이 사귄다는 말이다. 이런 친구 한사람 있다면 천금을 가진 것보다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