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
김 영 배

급속한 산업화와 더불어 수도권 집중화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지방은 급속하게 붕괴되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에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제를 제시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완화된 수도권집중억제정책은 지방을 더욱 곤경에 빠뜨렸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도내 일부 대학들이 충청권과 수도권으로 캠퍼스를 이전하거나 이전을 검토한다고 발표하여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이게 어찌 남의 지역 일로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시도별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율’을 보면 16개 시·도 중 부산이 가장 높고, 9개 광역자치도중에서는 전북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경기, 인천, 충남, 충북 즉, 최근 대두된 초광역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전북도는 이미 예상할 수 있었으나, 초광역수도권에 포함된 충청권을 옆에 둔 전북도와 익산시 입장에서는 이 통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단순히 서울과 경기 중심의 수도권집중이 아니라 앞으로는 충남과 충북을 포함한 초광역수도권으로까지 집중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새로운 일자리와 배움을 찾아 수도권으로 전출했던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충남과 충북으로까지 뺏기게 될 상황에 처해있는데 과연 전북도와 익산에서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십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익산은 섬유와 보석, 석재산업의 메카로서 전국적인 명성이 자자했고 이것은 익산경제 나아가 전북경제의 효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했으며, 여기에 더해 원광대학은 지역의 명문 사립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같이 하여 지역발전의 근간을 이루어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들 산업들이 사양화되고 외국으로 이전하면서 익산시는 활력을 잃게 되었으며 이런 와중에 이제는 지역경제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원광대학교까지 수도권으로 이전하려 한다는 보도를 접하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예전부터 익산은 교육도시로서의 명망과 지역 제조업의 흥망에 따라 지역경제도 명운도 함께해왔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비하고 있는가에  있다. 최근 익산시의 동향을 보면 원광대는 학생 모집에 어려워 수도권으로 이전 준비를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양 산업이었던 주얼리 산업이 유턴하여 익산으로 몰려오고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등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맞고 있는데 행정에서는 이에 대한 적절한 정책은 수립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전북도와 익산시에 주문하고 싶다. 지금과 같이 보여주기에 급급한 정책보다는 이러한 어려움을 잘 파악하여 현실에 맞는 지원정책을 수립하여 유수의 주얼리 기업이나 식품기업은 유치하고, 아울러 원광대가 이런 기업들의 인력충원을 담당할 수 있는 지역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인구가 감소되지 않고 지역사회가 발전하려면 지역 주민이 정주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 조건은 양질의 직장, 그리고 양질의 교육환경과 문화 환경 등이 동시에 조성되었을 때 가능하다.

만약 이러한 조건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면 지역발전은 요원하고 인구유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인근에 새로 편입된 충청권이라는 초광역수도권 블랙홀을 두고 있는 전북도와 익산시가 더 이상 어려움을 당하지 않으려면 유턴기업과 식품클러스터를 적극적으로 육성·조성하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북도와 익산시 그리고 원광대학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 익산 경제 나아가 전북의 지역경제는 활성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