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시민이 시장입니다’

익산의 새로운 시장, 박경철 시장의 외침이다. 11전 12기의 저력을 보여 중앙매스컴에도 오르내린 화제의 인물 박경철 시장은 ‘시민주권시대’를 선언하며 첫 시장직을 시작했다. 지난 6.4지방선거에 대한 평가가 여러 가지일 수 있겠지만, 예상을 깨고 박시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이한수 前시장이 두 번의 연임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잃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다시 말해서 시민을 위하는 행정, 시민의 삶을 돌보는 행정, 시민생활행정이 시대의 대세임에도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박시장의 선언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알고 있고 제대로 뚫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실천일 것이며 구체적인 활동이다.

“내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함열 제3청사로 10개 부서를 이전할 것이다.”
익산의 획기적인 발전을 생각하며 내 놓은 첫 정책이다. 그러나 이곳저곳에서 이에 대한 말이 많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정책이니 이런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충분한 검토와 점검, 대안을 마련해가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은데 좀 급하게 추진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물론, 이에 대한 장단점 및 효과에 대한 평가는 나 역시 전문가가 아니기에 잘 모른다. 다만, 시민의 목소리와 의견을 더 듣는 과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첫 일성이 시민주권시대 선언인 만큼 그 첫 삽부터 진정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행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박시장은 “시민이 바로 권력의 핵심이자 근원이며 시민의견을 최우선가치로 삼고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제도적으로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방법과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방안도 준비해 나가겠다며 정책 결정 전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여론을 최대한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민선 6기 모든 행정의 키워드는 ‘시민’이라는 말이다. 이런 뜻에서 비쳐볼 때 현재 제시되고 있는 정책들의 의견수렴과정에 대한 복안이 함께 고민되지 못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당선된 만큼 자신이 구상하는 정책들을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더불어, 민선 6기의 키워드를 ‘시민’으로 잡았다면 시민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과 방법, 시민의 의견을 더 들을 수 있는 정책까지 함께 구체적으로 밝혔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역시 하나의 립서비스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말뿐이 아닌 실천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참여, 소통의 구체적인 시스템을 생각해야 하며 이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의 시정 참여나 의견 수렴, 소통에 대한 정책이 시스템화가 되지 않는다면 오래가지도 못하고 제대로 시행되지도 못하게 된다.

시민단체 중 하나인 희망연대에서는 그동안 ‘사회창안’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아이디어와 생각으로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 가고 정책에 시민의 의견을 들어 보는 시민창조스쿨과 시민창안대회를 꾸준히 해 왔다. 사회창안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에 활동했던 희망제작소가 벌였던 사업으로, 희망연대가 이를 익산에 접목시킨 것이다. 전국 단위에서, 많은 시·도에서 시민 아이디어 공모, 마을공동체, 마을 만들기를 실시하고 있고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시민참여이며 시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다. 많은 곳에서 이를 시스템화하고 적극적으로 행정에서 받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익산시는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제도화하는 데에는 관심이 부족했다. 바로 이런 것들을 정책화하고 만드는 것이 의견수렴이며 시민참여이다. 이 외에도 시민참여나 의견수렴 정책들은 많다. 아니 찾아보고자 한다면 널렸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은 구체적으로 없다. 그래서 아쉽다.

아직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예의이며 익산이 잘되는 길이다. 그러나 그것은 민선 6기의 방향이 ‘시민’이라는 사실을 잊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민선 6기의 핵심은 시민이며 생활행정이어야 된다. 하나하나 박시장이, 민선 6기가 이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고 한편으로는 염려스러운 것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물이 반이나 남았네’이지 ‘반밖에 없네’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루어지겠지만,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의 한 소속단체로서 의견을 밝힌다면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협의회에 만나자는 이야기가 박시장으로부터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