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後漢)시대 안제(安帝) 때는 앞서 화제(和帝)에서부터 이어지는 혼란기가 계속되는 시기였다. 특히 조정에서는 외척들이 날뛰는 부정과 혼돈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도 청렴결백한 관리가 없지 않았다. 관서(關西)의 공자(孔子)라고까지 극찬을 받던 양진(楊震)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양진이 동래태수(東來太守)로 부임하는 도중에 야음을 틈타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그는 황금 열 근을 내어 놓으며 양진에게 은밀히 속삭였다.

「아무도 모르니 부디 받아주십시오.」

그러자 양진이 크게 꾸짖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안다. 어찌 아무도 모른다고 하겠는가!”

그 후 양진은 순조롭게 승진을 거듭하여 태위(太尉)에 까지 올랐다.
그런데 이 무렵까지 정권을 잡았던 등태후(鄧太后)가 죽고 다시 안제의 황후 염씨(閻氏) 일족이 실권을 쥐고 흔들게 되었다. 양진은 이의 부당함을 자주 직간하였는데 안제는 이를 듣지 않았다. 오히려 태위에서 면직을 당하자 양진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다.

이 유명한 말은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 기록 되어 전해진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당신이 아는데 부정을 저지를 수 없다. 오늘 이 땅 위에 양진 같은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었다면 지금의 정국이 이토록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