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기 익산 희망정치
시민연합 대표

7.30 재보궐 선거에서 대패한 이후 새정치연합과 야권진영에서 혁신에 관한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지금은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논의가 잠시 소강상태이지만 곧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과 생존 위협 속에서 출발한 야권의 혁신 논의는 백 사람이 백 가지 처방을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나는 새정치연합의 혁신논쟁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국민의 지지를 잃어버린 야권이 이번 혁신 논쟁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만일 야권이 진심으로 혁신을 원한다면 먼저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제대로 된 처방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혁신의 방향이 뭔가 이상하다.

새정치연합의 주요한 인물들과 야권진영의 논객들이 내놓는 처방이 ‘선명야당’으로 가야한다는 것이고, 야권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좀 더 좌클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진단과 처방에 동의할 수 없다. 야권의 이런 인식과 생각은 야권이 처한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것이다. 이는 만년 야당을 하기에 적합한 진단이고 처방이다.

투쟁력이 부족해서 그리고 우클릭을 해서 야권에 위기가 온 것이라는 생각은 단견이고 또 한 번의 헛발질이다.

혁신의 방향은 이미 우리 앞에 명백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소위 ‘안철수 현상’으로 표현되었던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명령은 간단하고 명백하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흐름은 단순하고 분명하다.

만 악의 뿌리인 지역구도에 기초한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우리 정치의 진보를 가로막고 있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청산하고 맹목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구도를 만들라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낸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다가오는 통일한국이 세계의 모범국가가 되도록 공평과 정의의 기초 위에 새롭게 디자인하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한민국은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명령을 담아내고 실천할 ‘대안 정당’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집권하기에 충분히 실력 있고 도덕적이며 철학이 있는 정당, 기성 정당과는 선명하게 차별화된 책임정당을 필요로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진심으로 혁신을 하려면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책임질 대안정당은 국민의 명령과 시대적 소명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기꺼이 내려놓고, 상대방을 적으로만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해주는 역지사지의 정신 위에서 시작될 수 있다.

새로운 대안정당은 망국적 지역 구도를 박살내야 한다.
모든 것을 진보와 보수의 틀로만 바라보는 진영논리를 벗어버려야 한다.

공평과 정의의 틀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세계 모범국가로 성장시키는 비전과 철학과 능력이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당내 민주화, 선거구제 개편, 돈 안 드는 정치 등 정치개혁 프로그램, 그리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구체적 정책과 제도들을 철저히 준비하고 실현시켜 나갈 정당이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새정치연합이 그 요구에 부응하여 완벽하게 환골탈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의 혁신 논의가 기득권을 유지시키는 미봉책으로 끝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만일 과거처럼 대충 넘긴다면 새정치연합은 국민들에게 완전히 버림을 받아 소멸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러나 대안정당은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과 통일한국 시대를 주도할 대안정당의 출현은 역사적 필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