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영제(靈帝) 때 3명의 선비가 있었다. 그 중의 하나는 화흠 또 병원 그리고 관녕으로, 세 사람은 한 곳에서 공부하며 서로 친하게 지내었다. 주위 사람들은 그들 세 사람을 한 마리의 용에 비유하며 화흠은 용의 머리, 관녕은 용의 배, 병원은 용의 꼬리라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관녕과 화흠이 함께 김을 매고 채소를 심다가 땅에서 금괴를 발견하였다. 금괴를 발견한 관녕은 마치 돌멩이를 본 것처럼 아무 동요도 없이 계속 일을 하였으나, 화흠은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하여 그 금괴를 집에서 멀리 던져 버리고 난 후에야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어느날 관녕과 화흠은 한 돗자리에 나란히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 밖으로 가마를 탄 고관이 지나갔고, 그 행렬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바깥이 떠들썩하였다. 관녕은 어수선한 주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으나 화흠은 읽던 책을 팽개치고 담장으로 가서 담 밖을 내다보며 구경하였다.

관녕은 그가 이렇듯 책읽기에 전념하지 못하고 고관이 된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과, 지난날 금을 발견하였을 때 마음이 동요되던 모습을 상기하곤 즉시 같이 깔고 앉아 공부하던 돗자리를 반으로 가르면서 말하였다.

“자네는 이제부터 내 친구가 아니네.”

이 고사는 「세실신어」에 실린 것으로 여기에서 유래하여 후세 사람들은 친구간의 의기가 투합하지 않거나 감정이 상해 왕래를 끊을 때 이 고사를 인용한다.

학설절교. 돗자리를 반으로 갈라 절교한다.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볼만한 고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