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안연을 보고 말했다.

“일단 등용이 되면 있는 힘을 다 발휘하지만,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이러한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있을 수 있는 것은 나와 너뿐이다.”

이 말을 들은 자로가 질문을 했다.

“만일 스승님께서 큰 나라의 삼군을 거느리게 되셨을 경우라면 어떤 인물을 함께 하시겠습니까?”

“맨손으로 범을 상대하거나 걸어서 황하를 건너려는, 그런 목숨을 아까운 줄 모르는 사람은 소용이 없다. 차라리 겁쟁이처럼 일을 신중히 다루고 면밀한 계획을 세워서 성과를 거두는 그런 사람을 쓰겠다.”

공자의 이 대답에는 제자에 대한 깊은 배려가 있다. 먼저 자로의 단점을 지적한 후, 보충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여 자로의 인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공자가 생각하는 군자는 마음에 어떠한 집착도 갖고 있지 않고 자기의 고집이 없이 전체적 상황에 맞추어 무심히 처하는 인물이다.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 등용되면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고, 등용되지 못하면 때를 기다릴 뿐이다. 이처럼 집착 없이 무심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자신과 안연뿐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포호빙하란 사나운 범에게 덤비고 황하를 건넌다는 말로 무모한 행동을 비유한 말이며, 공자가 제자 자로에게 한 충고로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