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왕은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지만 그가 안정되면 공격할 수 없다.

강자는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지만, 다스려지면 공격할 수 없다. 다스려 강력하게 하는 것은 국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의 정치에 있다. 지금 국내에서 법술(法術)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국외에서 지혜를 섬긴다면 강력하게 다스려지는 것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속담에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으면 장사를 잘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자질이 많으면 교묘함을 쉽게 이룬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스려져 강하게 된 나라는 도모하기 쉽고, 약하고 혼란스러운 나라는 도모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진(秦)나라에서는 열 번 바뀌어도 도모한 것을 잃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연나라에서는 한 번 바꾸어도 도모한 것을 얻는 일이 드물었다. 진나라에 사용되는 자는 지혜롭고 연나라에서 사용되는 자는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국가가 다스려지는가 아니면 제대로 다스려지고 있지 않은가의 차이 때문이다. 그래서 주나라는 진(秦)을 떠나 합종을 하여 1년 만에 공격을 받아 함락되었고, 위(衛)는 위(魏)를 떠나 연횡을 하여 반년 만에 멸망하게 되었다. 이것은 주는 합종을 하다 멸망하고, 위는 연횡을 하다 멸망한 것이다.

위 글은 한비자가 「한비자」의 <오두>편에서 한 말로 합종과 연횡 두 파로 나누어지거나, 아니면 다른 나라의 힘을 빌리는 것은 모두 국가를 보존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수선무는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춘다는 말로, 무슨 일을 하든지 조건이 나은 사람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쉽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