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국 당나라의 지괴소설 「수신기」에 동방삭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나라 무제가 월왕과 친교를 맺고 동방삭을 바다로 보내 보물을 찾도록 하면서 1년 안에 돌아오라고 명하였는데 동방삭은 3년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 황제가 신하들에게 물었다.

“동방삭이 오래 돌아오지 않았는데 지금 여기에서 누가 점을 잘 치는가?‘
“손빈이라는 자가 있는데 점술에 매우 밝습니다.”

그러자 황제는 평민의 옷으로 바꿔 입고 잠행하여 신하들과 함께 비단 두 필을 하사품으로 가지고, 점치러 가서 손빈의 집 문을 두드렸다. 손빈이 나와서 맞이하고 자리를 함께 했는데 황제를 알아보지 못했다. 황제가 점을 치게 하였고 점괘가 나오자 손빈이 황제를 알아보고 두려워하며 일어나 절하였다.

“짐은 뭔가를 찾기 위해 온 것이니 경은 사죄의 말을 말라.”
“폐하께서는 다른 것을 점치시려는 게 아니라 동방삭이 어디에 있는지 점치고자 하시옵니다.

동방삭은 이레가 지나면 반드시 올 것인데 지금은 바다에서 서쪽을 바라보고 물을 치며 크게 탄식하고 있습니다. 도착하는 날에 이에 대해 말씀해 보십시오.”
그날이 되자 동방삭이 돌아왔다.

“경은 1년을 약속하였는데 무슨 까닭으로 3년이나 걸렸는가?”
“신이 감히 일정을 지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보물을 아직 찾지 못해서였습니다.”
“이레 전에 경이 바다에서 서쪽을 바라보고 물을 치며 크게 탄식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신은 다른 것을 탄식한 게 아니옵고 손빈이 천자를 몰라 뵙고서 황제와 마주하고 앉은 것을 탄식한 것입니다. 그래서 탄식한 것이옵니다.”

황제가 그를 매우 기이하게 여겼다.우리가 아는 동방삭은 장수의 대명사인 삼천갑자 동방삭이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동방삭도 동일 인물일 것이다. 중국에서 바다라면 동쪽의 한반도를 이름이다. 불로초를 구하려고 왔던 동방삭이 점술에도 능하였다니 이야말로 괴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