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앓고 있는 분이 어느날 갑자기 1천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나타났어요. 기부증서를 드렸을 때 한없는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아마도 약 2개월 전 잃은 아내를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여, 몸은 갔지만 세상에 남아 함께 해줘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 익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담당자의 말이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안고 있는 Y씨가 지난 18일 장애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1천만원을 기부해 주위를 아름답게 하고 있다.

1급 뇌병변 장애로 실어증을 앓아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Y씨는 약 2개월 전 갑작스럽게 아내를 잃고 그로 인해 발생한 보험금을 나누고자 복지관을 찾았다.

올해 50세인 Y씨는 건강한 아내와 딸 둘을 두고 건축설계관련 일을 하면서 단란한 가정을 보냈다.

2001년 1월 원인 모를 뇌경색으로 인해 1급 뇌병변 장애인이라는 평생 짐을 안게 되었다. 실어증을 얻어 평생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의족을 사용하며, 편마비로 인해 팔과 다리를 제대로 쓸수가 없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병원과 복지관에서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를 받아 오던 그는 삶에 희망을 찾으며 더욱 더 열심히 살아보고자 했다.

그런데 왠 날벼락인가, 그의 노력을 하늘은 허락치 않았다. 갑작스런 뇌졸증과 뇌경색은 사랑하는 아내를 하늘로 부르고야 만 것이다.

복지관은 기부금을 전달받는 자리에서 그에게 "당신이 전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소중하게 살려 저 멀리 있지만 늘 가까이 있는 (아내...)님이 가족과 함께 늘 기뻐하는 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선물로 전했고, 그 문구 앞에서 그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복지관 담당자는 "아내의 흔적을 이 사회에 남기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그 돈은 단순한 기부가 아닌 그분이 사랑하는 아내의 혼을 사회에 남겨놓은 것이라 생각해요"라며 아름다운 마음을 고맙게 받았다.

복지관 담당자는 "그분으로부터 기부 이유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나누는 그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세상이 어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어도 나누고 서로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회랍니다"고 말해 가슴으로 나누는 훈훈함을 더해 주위를 아름답게 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