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역사문화연구회장

김 복 현

우리나라 사람과 같이 일하거나 생활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에게 한국인의 특성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하나만 말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이 “빨리 빨리”로 표현하고 있다.

개인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한국인과의 생활에서 터득한 솔직한 표현을 보면 ‘성격이 급하고 밥도 서둘러 먹으며 동작도 민첩하다’는 것이 대부분 외국인들이 지적하는 한국인의 특성이다.

그 덕분에 급성장한 오늘의 대한민국이 된 것이라고 말해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이제는 우리도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는 습관으로 다가서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구촌 한 가족이 된 오늘날에 한국인과 외국인의 교류가 일상화된 세상이 되고 보니 인터넷 세상에서도 외국인이 놀라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 외국인도 따라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동조하는 게시물이 많이 있다.

외국인의 마음속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식사할 때 보면 밥을 후다닥 먹는 습관이 있다. 컵 라면에 물 붓고 3분도 되기 전에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젓가락으로 뒤적거린다. 그리고 대부분 면이 익기도 전에 먹는 습관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음식이 맛없는 것은 용서해도 음식점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못 참는 젊은이가 많다.

여럿이 모여 고기를 구워 먹을 때도 불판에서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젓가락을 들고 기다린다. 고기를 구울 때 보면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을 덜 익었는데도 뒤집는 습관도 있다.

자동판매기에서 커피 뽑을 때도 선택 버튼을 누르자마자 컵 배출구에 손을 넣어 종이컵을 잡고 온수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습관은 또 어찌 할 것인가!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먹으면서 계산하는 습관이 있는 것도 우리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사실은 기다려야 하는 문화 중 하나이다.

가게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주인 또는 직원이 고객을 대신해 서명을 하는 것은 또 어찌 할 것인가!

전화나 인터넷으로 음식 주문을 할 경우에도 전화기를 손에서 놓자마자 배달을 기다리고 예상 시간보다 조금만 늦어지면 독촉전화를 하는 습성은 무어라고 말해야 할까!

대부분 음식점 배달원은 신속 배달을 위해 곡예운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동차 운전습관을 보면 도로의 정지선에서 조금 빨리 가려고 자동차 머리를 옆 차선으로 들이미는 습성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

고속도로에서도 모두가 빨리 가려하다 보니 주행 차선과 추월 차선의 속도 차이가 없이 달린다.

버스 승객들은 버스가 정류장에 채 멈추지 않았는데도 승객들은 우르르 버스 문을 향해 몰려가는 습관은 또 어찌 할 것인가! 어떤 사람은 이미 떠난 버스를 타려고 다음 차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뒤쫓아 뛰기도 한다.

인도가 아니라 도로에서 손짓 몸짓을 다해 택시를 잡아타려고 하는 습성은 또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

비행기가 착륙하지도 않았는데 착륙안내 방송만 듣고 안전띠를 풀고 짐칸에서 수하물을 꺼내려 일어서는 모습은 우리는 서슴지 않고 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닫힘 버튼을 계속 눌러대는 습관은 어떻게 해야 하나! 영화관에서 영화 제작진 화면 스크롤이 올라갈 때 관객 대부분이 일어나 나가기 시작하는 모습은 어찌해야 하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웹사이트가 열리지 않으면 다른 곳을 클릭해 옮겨가는 급한 마음은 어찌 설명해야 할 것인가!

화장실에 갈 때도 입구에 들어가면서 지퍼를 내리는 모습은 어찌해야 하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양치질을 하는 습관은 또 어찌해야 하나!

한국인의 속도성에 수반되는 조급성을 지적하는 표현이 다수이지만 창피해 할 일도 아니다. 동시에 외국인은 한국인의 생활문화 역동성에 경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인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긴급사태에 대비해 항상 준비하는 마음이 있고 과제를 미리 앞당겨 수행하며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을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성취한 원동력도 빨리 빨리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문화에 내재된 속도성의 장점을 더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지속돼야 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은 빨리빨리 문화를 신기해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그들은 한국문화의 속도성에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맞추어 간다. 그들은 이렇게 속도가 있는 문화를 이해하면서 한국사회의 새로운 시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나라안팎이 매우 불안하고 경기가 침체되었다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이웃국가 일본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선포하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 시간들이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어려운 시간이지만 오래가지 않도록 빨리 치유하여, 서둘러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세상이 우리 앞에 전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