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츠크 바다
찬 물 속
두눈
멀쩡한 놈이
파란 대낮에
꼬리 지느러미가
눈먼
그물코에 걸려
뻣뻣이 언채
궤짝의 어육이 되었네

실한 녀석으로
두어 마리
몸통 오분지 일씩을
서걱 서걱 베어내
맹물만 넘쳐나는
저 집 빈 냄비에
바다 한 입을
건더기로 띄운다

내일 형편일랑
걱정 말라며
"속이나 달래시라"고
귀밑까지 째진
입으로 희죽
웃는다
와글대며
끊는 세상에
무우 조각 뗏목타고
뱃놀이 하는 녀석

양지신 프로필
외환은행 공단지점 근무
청문학 동인
근로자 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