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축산단지 가축분뇨처리장을 운영하는 뉴워터 주식회사에 대한 익산시의 지체배상금 부과행위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전라북도 감사실의 감사 과정과 처분 결과가 적이 석연치 않다.
익산시 공무원이 실시협약대로 처리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을, 굳이 적게 부과할 구실을 찾아 지체상금을 물린 것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적법성을 검토한 감사원은 익산시가 수십억원의 지체상금을 덜 부과한 문제에 대해 직접감사를 실시하라며 사안을 전라북도 감사실에 이첩했다.

이후 익산시는 위법성 여부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법제처도 이 문제는 당사자간 계약의 문제이지 법제처가 의견을 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회신했다.

전라북도 감사실 역시 협약대로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은 익산시의 행정행위가 부당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전라북도 감사실은 엉뚱하게도 실시협약서를 잘못 작성했다며 담당 공무원에 대해 경징계 양정인 '훈계' 처분을 내렸다.

이로 인해 지체상금부과 문제는 자동으로 처분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 감사실은 그 이유로 '대한상사 중재원'의 결정을 들었다.

중재원은, 익산시가 당초 민간투자사업법을 준용하는 가축분뇨처리장 사업자 선정 공고를 냈는데, 협약서는 지방계약법을 준용하는 내용으로 작성한 익산시의 귀책사유를 인정한 것이다.

중재원은 또 이를 근거로 공사 지체일수 33일만을 인정해 지체상금을 1억4천900만원만 부과하라고 결정했다.

특히. 이같은 중재원의 심판 청구는 뉴워터 주식회사가 제기했고, 뉴워터 주식회사는 저명한 변호사를 동원했으나 익산시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공무원이 직접 소명했다.

도 감사실에 따르면, 중재원은 뉴워터 주식회사가 현지 가축분뇨의 성상을 인지하는 등 귀책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뉴워터 주식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익산시의 소명이 소극적이고 부적절했다는 의혹을 제기 할 수 있는 이유다. 담당 공원원과 소송을 지휘한 공무원에게 미필적 고의 또는 부작위에 의한 배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지체상금은 익산시의 세외수입으로 귀속된다. 당초 지방계약법대로 90억원을 부과했어야 할 지체상금을 11억2천만원만 부과해 적법성 논란이 일었는데, 1억4천900만원만 부과하게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더구나 가관인 것은 실시협약에 '중재원의 결정에 무조건 따르며 일체의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포기한다'는 조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이런 협약을 체결했다니 실소를 금치 못한다. 이런 불공정 협약 내용 때문에 익산시는 중재원의 결정문이 도착하자마자 지체상금을 재부과해야만 했다.

이런 협약을 체결한 공무원을 엄단해야 하는 이유다. 나아가 법원에 이같은 불공정 협약조항 원천무효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지 않는 공무원도 엄단해야 한다.         

익산시 하수행정 누구를 위한 것인가

총인시설은 하수에 포함된 인을 최소화해 하수의 도착지인 강의 수질오염을 낮추는 시설이다. 인은 부영양화의 주범이다. 정부가 전국지자체의 하수처리장에 총인시설을 설치하라며 비용 전액을 지원한 것은 4대강에 흘러든 하수로 인해 강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금마하수처리장의 총인시설도 인의 방류허용치를 환경부가 정한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총인시설은 악취나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도 아니고, 보강사업일 뿐 기존 시설을 늘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친환경적인 사업을 하면서도 주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익산시가 당초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면서 '악취방지용 지붕씌우기'나 '자전거도로 조성 추진' 등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것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익산시는 총인시설 설치를 하기 전에 주민들에게 사전 고지하거나 설명하지 않은 채 몰래 시행하다가 들통났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익산시가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일이다. 고압적인 자세로 주민들을 꾸짖고, 공권력을 동원하고, 고발하는 일을 일삼았다.

익산시 행정행위에는 왜 설명하고 설득하는 기능이 없는가.

더구나 절대다수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일에 왜그렇게 떳떳치 못한가. 지키지 못한 약속은 지키면 되는 것인데, 도둑고양이처럼 굴다가 항의하는 주민들을 자꾸 자극해 마찰을 일으키고, 주민들의 행동이 극렬해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고발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