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익산지역 6.4지방선거는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를 들끓게 했던 새정치의 기형적 행태는 치유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겼다.

불과 지난 한 달 사이에 나타난 모든 공천관련 꼴분견들의 출발점은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이다. 전라북도 공천관리위원회는 새청치연합계쪽 8인과 구 민주당계쪽 7인 등 15명이 마주앉아 구성·운영됐다. 그러나 실제로 공관위는 민주계를 대표하는 이춘석(7)과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조배숙(4), 전 안심포럼을 표방하는 이영훈(4) 등으로 패가 갈렸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룰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면서 전북도당에 예속된 14개 시군의 경선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파행을 겪은 원인은 각 파를 대표하는 이들이 모두 익산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데서 비롯했다.

특히, 새정치계는 자기들이 내정한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을 정하기 위해 자기들이 요구해 합의를 이끌어냈던 경선 방식을 깨고 다른 방식으로 바꾸자고 생떼를 썼다. 그런 목적에 의해 경선방식이 수차례나 바뀐 것이다. 이춘석을 위시한 민주계로선 최악의 파행을 막기 위해 끌려 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지분 싸움으로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새정치였다. 민주계 현역 정치인들을 겨냥해 난사하는 그들의 총성과 화약냄새가 그칠 날이 없었다. 그러나 탄환은 목표물들을 비켜갔다. 미숙하기조차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반미주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절차를 훼손했지만 여론조사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조변석개로 적중시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더구나 두 패로 갈라진 새정치계는 스스로 침몰하고 말았다. 경선 방식을 결정하는 막바지에서 조배숙 파가 공관위 테이블을 떠난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이영훈 파는 지분을 포기하지 않았다.

익산 바선거구는 여성 몫의 전략공천이 적용된 지역이었는데, 시민운동가였던 임형택을 청년 몫으로 전략공천을 한 것이다. 경선에 참여했던 다른 후보들이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배경이다.

그 바람에 제 1선거구 도의원에 출마한 이창필은 애먼 피해자가 됐다. 무원칙한 지분 다툼은 나눠먹기의 합의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니, 누가 봐도 균형을 잃어버린 이영훈 파 쪽의 전략공천 관철 댓가를 민주계가 요구할 수 있는 구도가 된 것이다.

민주계 쪽이 범죄전력이 있는데다 부도덕한 인물을 공천할 수 있었던 환경이다. 이렇게 합당 후 처음 선거를 치르는 새정연은 밀실야합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며 지역 유권자들을 기만했다.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줄줄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 거친 파열음과 후유증을 새정연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 지역 지배정당 새정연은 차마 볼 수 없는 구태로 진정한 새정치 주자들과 대치하게 됐다.

통합의 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오간데 없고, 오직 정파의 유불리만을 쫓은 이번 공관위의 행태는 새정연의 앞날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선거 일정상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문제 지역들에 대한 재검토 시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메스를 들어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는 새정연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어떻게 보아도 억울하다며 공관위의 결정에 불복한 후보들에게도 배점표 등을 공개해 결과를 납득시키고, 부당한 경우가 발견된다면 공개사과 하는 것이 이번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