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시장의 공약이 또다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 익산시는 웅포관광지 제3지구 골프장에 딸린 9만여평을 워터파크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두 개의 민간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익산시는 토지 소유자인 한울 INC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워터파크 사업자들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것은 당초 관광지 조성목적에 위배된다. 워터파크 예정부지는 웅포관광지 제3지구 조성사업계획상 골프장에 딸린 공공시설 및 공공편익 시설부지다. 골프학교를 비롯한 골프 연수원, 숙박시설 등이 건립되고 시민 휴식공간이 조성되어야 한다. 익산시를 골프메카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한 골프관련 시설이 집적화 하는 것이 관광지 조성 목적이었다.

익산시는 이를 전제로 관광지 승인을 득했고, 토지를 수용재결해 원주민들로부터 헐값에 강탈하는 근거로 삼았다. 익산시는 평당 평균 3-4만원에 사들여 당시 사업자로 선정된 웅포관광개발에 매각했는데,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환경부 등 정부 각부처의 심의를 거쳐 한 낱 임야가 관광지 및 체육시설부지로 국토변경된 순간 해당 부지는 3백만~4백만원을 호가하는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다.

웅포관광개발은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천억원을 빌려썼고, 1,700억원어치의 회원권을 팔아먹었다. 그러면서도 골프장을 부분준공 받아 골프장 영업만 하면서, 7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공공시설 및 공공편익시설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리고 1년 여를 유예해준 준공기한을 넘기자 익산시는 지체상금을 부과하기에 이르렀고, 웅포골프장은 스스로 파산신청을 해 한울 INC가 그 사업권을 매입한 것이다.

따라서 한울 INC는 이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자 할 경우 관광지 조성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이 부지는 관광지이고 그 조성 목적 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익산시는 준공허가를 내줄 수 없고, 한울 INC는 골프장 영업도 할 수 없다.

그런데 만약 이 관광지 안에 당초 관광지 조성사업계획과 관계 없는 워터파크를 조성하고자 한다면, 웅포관광지 제3지구는 용도폐기 되는 것이므로 당초 골프메카를 구실삼은 웅포관광지 제3지구를 해제해야 한다. 그러므로 익산시가 같은 부지를 사들여서 다른 목적의 사업을 시행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자기부정'이다.

또한 시민들의 공분을 살 만한 특혜를 제공하려는 시도다. 한울 INC는 권리만 갖고 의무는 면하게 되며, 새로운 사업자는 보통의 상황에서는 도저히 생각해 볼 수도 없는 사업을 하게 된다. 나아가 익산시는 자기책임을 벗어버리게 된다.

웅포관관광지 제3지구와 관련된 익산시의 편법 탈법 행정은 무수한 배임논란을 낳았고, 사업자와 익산시의 결탁의혹을 초래했었다. 지금에 와서 무지한 신임 시장이 워터파크 조성 의견을 내놓자 앞 뒤 가릴것 없이 거기다 하면 된다고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작태는 도를 넘는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다.

만약 이대로 모르쇠로 강행한다면, 박경철 신임시장이 특정 민간사업자와의 사전 결탁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 익산시는 지금까지 웅포관광지 제3지구 조성사업과 관련한 온갖 문제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이제 마무리를 정상적으로 하는 것만이 최소한의 도리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