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검찰이 법원에 낸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2차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은 모르쇠와 미봉, 혹은 호도로 일관해 온 박근혜 정부 정국의 파국을 예고한다.

국정원 직원들이 생산한 대선개입 댓글 2만6,550종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 원글은 또 수백장씩 복사돼 트위터 공간에 뿌려졌다.

이 글들을 트위터에 올리거나 퍼나른 1차 횟수가 121만여건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부조력자(민간인)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2만7,000건을 제외한 숫자이고, 2차 또는 3차 리트위트 된 숫자는 배제한 결과다.

우리나라 선거법상, 선거기간 중에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전단지를 단 한 종이라도 제작해 복수 이상 배포 할 경우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된다.

그런데 2만여건의 불법 전단지를 제작해 백만장 이상 살포했다면, 법원이 어떤 양형을 선고 할지는 들어 볼 필요도 없다.

더구나 그 수와 규모로 볼 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생산된 유인물의 내용이 지휘라인을 통해 국정원 수뇌에 보고된 것을 감안하면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범행이라는 점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생산에서 살포까지 특정한 목적아래 기획된 유인물이 2만여종이다. 더구나 이같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 또는 국기문란 행위가 권력기관에 의해 이루어졌다.

게다가 지난 20일에는 국방부 조사팀이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댓글 공작이 개인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고 자체판단을 내린 직후다. 국방부 지휘부가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리겠지만, 진실이 왜곡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국군 사이버사 요원 수십명이 몇 일도 아닌 수개월동안 군 밖에서 진행되는 대통령선거에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일괄적으로 여당 후보를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들이 나오는 동안 새누리당 지휘부는 관련 수사 내용을 소상하게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알게 된 내용을 외부에 유출하기까지 하고 있다.

그 뿐인가,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1차 공소장 변경을 시도했던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은 거기에 대항하다가 화를 입었으나, 2차 공소장 변경을 주도한 이정회 팀장과 특별수사팀 검사들은 거센 반발로 검찰 수뇌부의 부당한 수사 개입을 막아냈다.

그러나 안도할 수가 없다. 나라살림과 준법 수호를 도둑과 조폭들에게 더이상 내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나라 꼴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 탓이다.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의 댓글이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량적으로 평가 할 수 없다. 그러나 불공정한 선거를 주도한 것은 명백하다.

또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대선 개입 댓글을 둘러싼 각가지 사건들은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명증한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부정선거 댓글의 실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취임 이후 관련 사건의 미봉과 호도, 혹은 왜곡을 지휘했는지 안했는지를 차치하고라도,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권력기관의 괴사된 환부는 급격하게 확장될 것이 확실하다.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즉각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 길만이 이 나라와 현 정권을 구하는 길이다.                 

양치기소년 자처하는 익산시 공무원

오산면 영명농장이 서부권 악취의 주범으로 지목되자 익산시는 전원마을 조성이라는 해법을 내놓았다. 입지를 비롯해 경제성이 타당해 조만간 이뤄질 것처럼 주민들에게 선전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던 농어촌공사가 슬그머니 손을 빼자 익산시는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담당부서인 농산과에 대책을 묻자 그제야 부랴부랴 전원마을 조성사업을 익산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 확보에 대해서는 특별회계를 들먹이며 예산을 세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예산부서에 확인 결과 전원마을 조성과 관련해서는 어떤 의견도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특별회계를 담당하는 경영개발과 또한 들은 바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 재차 담당부서에 문의한 결과 유선으로 연락했다는 둥, 추진하겠으니 걱정 말라는 식의 중언부언이다. 결과적으로 내년 예산 반영은 어렵고 용역비 정도만 추경에 반영하는 수준으로 일단락됐다. 대체 누가 일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익산시 공무원들은 매번 사업을 시작할 때는 큰소리로 비전을 제시하며 선전하지만 정작 사업이 무산됐을 때는 그에 따른 적절한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일컬어 양치기소년이라 부르지 말아달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