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J씨가 현 시장을 비방하는 허위사실을 퍼뜨리다 사법적 심판의 기로에 섰다.

J씨는 특히, 도내 한 일간신문에 자신이 유포한 사실이 누구에선가 들은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자치단체의 수장 자리를 놓고 평가를 받겠다고 나선 후보가 사실 확인도 없이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옮긴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지도자의 제1 덕목이 도덕성이고 그 다음이 책임성이라는 점에서 J씨가 이 두가지 덕목을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J씨는 공직에서 물러나기 전인 지난해 8월께 부터 익산에 드나들면서 지역민들을 만나 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현직시장을 폄하하거나 현직시장이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를 당할 것이라는 등 위기감을 조성하다가 구설수에 올랐었다.

하지만 J씨는 계속해서 다른 허위사실을 유포해 세간의 입길에 오르고 지역언론으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았으나, 스스로를 성찰하지 않다가 오늘에 이르렀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지역민들이 감당해야 할 과열 혼탁선거의 폐해보다, 네거티브 선거전략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는 J씨의 작태 때문이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갈수록 강도를 높여야 하는 법이다. 나중에 어떻게 될 망정 우선 이기고 보자는 심리가 네거티브 선거의 발로다. 속이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흑색비방의 속성이기에 그만큼 위험 부담이 따른다.

J씨의 경우가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로지 효과만을 쫓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급증이 초래한 결과다. 입후보자에게 부여되는 도리를 벗어나 폭주하던 끝에 도착할 곳엔 파멸이 있을 뿐이다.

유권자들은 선거가 끝난 뒤 자신의 어리석음을 개탄하고, 정치인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게 되며, 사회적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네거티브 선거가 결국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인 이유다.
J씨의 경우가 가장 크게 시사하는 것은 지역내 인지도란 단숨에 획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탄탄한 스펙을 자랑해도 짧은 선거기간 중에 자신을 알리기에는 한계를 절감할 수 밖에 없다. 지역에서 봉사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몇 년 동안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튀려고 하면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역사회가 이번 계기를 빌어 기회주의를 추방하고 성실한 일꾼을 기르는 풍토를 착근시키기를 바란다.

익산선거관리위원회도 그런 필요성에 일조해야 한다. J씨 사건은 선관위의 방관이 키운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자들의 반발을 걱정하느라 가급적 개입을 자제하다 보니, 후보자들의 준법정신이 둔화되는 것을 방조한 꼴이 됐다.

선거기간 중 선관위의 적극적인 개입은 공정한 선거의 초석이되고 건강한 지역 정치의 토양이 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공천제 유지에 따른 민주당의 적실한 개혁안을 바란다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이었던 공천제 폐지 현안을 폐기처분했다. 그 바람에 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던 민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됐던 정신을 대체할 방향성을 찾아야하는 입장에 몰렸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까지 공청제폐지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무공천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마당이었다. 민주당이 이번 상황을 어물쩍 넘어갈 여지는 전무해 보인다.

당원들과 시민들을 덮친 혼란과 충격을 완화하고, 유권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이춘석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이 현역 기초·광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개혁안을 제시한 점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면이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냉소와 참신한 정치신인들을 위해 문호를 넓힌다는 취지가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인기영합주의적인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극단적인 방향성은 일을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제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신인의 참신성보다 기존 정치인의 경륜이 더 필요하다. 정치란 궁극적으로 상생을 위한 조정역을 중요한 가치로 부여받기 때문에 현역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한 지역에서 훌륭한 정치인을 길러 지역사회를 대표케하고 반목과 갈등을 조정하는 어른으로 성장케하는 것도 정당정치의 중요한 덕목이다. 보다 실질적이고 적실한 개혁방안을 고민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