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적으로 3선의원을 지냈던 강봉균 전 의원이 안철수 연대 쪽으로 가더니 신당 창당이 되기도 전에 부적절한 행보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이른 아침에 익산의 한 해장국집으로 모이라는 휴대폰 문자를 안철수 연대 쪽 '6.4지방선거 기초단체 예비후보들'에게 보냈다.

강봉균 전의원이 안철수와 아주 가깝다고 널리 알려져있고, 익산 지역정가에선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지사에 출마하는 강봉균 전의원이 공천을 받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는 터여서인지, 대부분의 안철수 연대 쪽 시.도의원 및 익산시장 후보들이 해장국집에 몰려들었다고 한다.

강봉균은 이자리에서 자신이 여는 3.1일 출판기념회를 공지하고, 이날 안철수가 방문해 이번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과 일대일 사진촬영을 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안철수가 자신이 창당하는 신당에서는 기초단체 후보들을 공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 딱 사흘만이다. 안철수는 무공천 발표를, 신당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등 향후 전개될 정국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전략적 카드로 상용했는데, 광역단체 후보가 이를 일거에 무너뜨린 꼴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날 해장국 집에 참석한 익산지역 예비후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강봉균 앞에서 과도하게 읍소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판에 강봉균의 출판기념회 당일에 안철수와 예비후보들 개개인이 사진을 촬영 할 수 있다고 공지하는 것은 '안철수 신당의 내천자'로 홍보할 기회를 비싸게 사라는 것인데, 도대체 새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신당의 광역단체 후보가 할 짓인가.

더구나 강봉균은 지난 19대 총선 출를 앞두고 있다가 중앙당의 컷오프 룰과 지역의 반발 민심에 밀려 정계를 은퇴했더 인물이다. 11년 동안 강봉균의 지역 보좌관 직을 수행하던 K씨가 LED업자로부터 사업수주 댓가로 8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열린우리당 시절 현역의원으로서 고질적 악법인 사학법 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가로막은 반 노무현 정신 세력의 중추였기 때문이었다.

열린우리당 의원 22명으로 구성된 안정적개혁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안개모)의 일원으로 족벌 세습을 보장하고 있는 사학법 개정을 좌절시키고 국가보안법 폐지 대신 대체입법론으로 폐지를 방해했다.

실로 시대착오적인 보수가 아닐 수 없다. 권력의 인권유린 수단이 되며 정적 처단의 무기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우리는 현장에서 목도하고 있다. 이 국민 탄압을 승인하는  악법은 무엇보다 통일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

최소한 30년 전에는 사라졌어야 할 악법을 존치시킨 주역을 안철수 연대가 맞아들인 것이다. 강봉균은 안철수 신당이 어디로 갈지 극명하게 가리키는 이정표다.

이번 파문이 안철수의 재평가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밖에없는 이유다. 또 지금은 안철수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창당이 늦어지면서 호남지역에 거세게 일던 안풍이 한 풀 꺾인 마당이다. 게다가 무공천 발표로 이익을 쫓아 모여든 각 유파의 입지자들이 크게 당황하는 형국이다.

스스로 악재를 만들어 창당의 이전의 취약한 연대의 근간을 뒤흔드는 꼴을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해야 한다.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진단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정계를 떠나는 것이 피해자를 늘리지 않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