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찰이 익산시청 인사라인에 있는 직원들과 고위간부들의 컴퓨터 파일 및 하드디스크와 인사관련 서류를 전격 압수했다. 지난 익산시 상반기 인사에서 인사부서가 승진서열부를 조작해 서열밖에 있는 직원을 승진시켰다는 설이 사실로 드러날지에 공직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을 시장이 번복하도록 지시했는냐도 중요 관심사다. 근무성적평정위원회의 결정을 변경하는 것은 절차상 불용되고, 그런 초법적 지시는 범죄의 교사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사관련 의혹들이 무성하게 제기되던 중에 단행된 경찰의 강제집행은 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부가 요건의 충족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경찰이 이미 상당부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동요는 말할 것도 없다. 박시장이 취임한 이후 첫번째 실시한 정기 승진인사가 무리한 발탁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대대적인 전보인사는 편가르기로 비춰진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익산시 공직사회는 시험대에 올랐다. 박시장의 파격적인 인사스타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것이냐였다.

  하지만 워낙 큰 파동에 조직은 몸살을 앓았다. 920명의 진성 조합원들로 구성된 익산시 공무원노동조합은 "서열, 업무추진실적, 조직내 신망도, 직렬별 안배 등을 따지지 못한 뒤죽박죽 인사"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여진이 가라앉기는 커녕 익산시 집행부와 노조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두번째 인사에서는 아예 작심한 듯 노조 핵심 직원들을 읍면지역으로 발령을 내 보복인사라는 반발을 샀다. 이번 압수수색을 초래한 서열부조작 여부를 떠나 조직을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한 책임이 앞서는 것이다.

  박경철 시장과 노조간의 소통부재와 '무모한 인사'라는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익산시 집행부나 노조 모두 목적은 '시민을 위한 멸사봉공'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에게 객관적이며 투명한 인사 창(窓)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모든 인사를 취임 전으로 돌려놓고, 전반을 재진단해 보는 것이 절실하다. '공감'없이 개혁은 불가능하다. 공감을 위해서는 인사권자가 먼저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내려놓아야 한다. 또한 특정한 목적을 지닌 인물에 의해 인사가 좌지우지 되지 않도록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