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수자원공사가 전북지역 광역상수도의 공급원인 용담댐에 오·폐수가 유입되는 것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합동감사반의 현장 검증 과정에서 적발한 것인데, 용담댐 상류에 있는 진안·장수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원격감시장치(TMS)를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작해 방류수 기준치를 초과한 물이 용담댐으로 흘러들게 했다는 조사 결과다. 물을 정수해서 팔아먹는 기관이 오염된 물을 의도적으로 저수지에 섞었다.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가 허용치 이하인 것 처럼 환경공단에 보고함으로써, 직무해태 사실을 감추고 방류수질 향상을 위한 비용 투입을 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감시체계를 가동하지 않고 시설을 개선할 필요를 감춤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해 온 것이다. 이번 한국수자원공사발 파동은 먹는물 관리를 남에게 맡겨놓고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경종이다. 익산지역의 경우 39%(약 12만명)가 용담댐 물을 생활용수로 공급받고 있고, 익산시는 기존의 자체 정수시설을 폐쇄하고 생활용수 공급체계를 전면 용담댐 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이었다. 소위 '물 장사'가 오염된 원수를 맑은 물로 속여 팔아먹는데, 그런 물 장사의 거래제한을 익산시가 넙쭉 받아들이는 것은 범죄행위와 다름이 없다. 특히, 익산시는 민선 6기 이전까지 시민들이 먹고 있는 물이 끓이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물이라며 자부심 등등한 모습을 보여왔다. 어우보 물을 농촌공사의 대간선수로를 통해 끌어오는 문제는 단 한번도 대두된 바가 없다. 익산시가 시민들에게 보여줬던 것은 완벽한 정수시설에서 최종 급수되는 안전한 물이었다. 대간선수로가 개방형이기 때문에 오물 등이 흘러들 수 있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민선 6기 초입에서 나온 익산시의 입장이다. 그 출발은 신흥정수장에 딸린 저수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박경철 시장의 공약이다. 공약을 이행하려는 태도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공약의 타당성이나 현실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 뒤의 얘기다. 부적절하거나 비현실적인 공약을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기관이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다. 그런데 익산시는 어우보의 물 값 보다 결과적으로 2.5배나 비싼 용담댐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겠다면서, 제대로 된 여론 수렴도 않은 채 생활용수 공급체계 전환을 추진했다.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에 익산시의회가 동의할 리 만무했다. 오히려 시민단체에서 공청회를 열어 시민들 의견을 들었고, 대다수의 시민들이 광역상수도 전환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익산시는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국수자원공사의 원수 수질 조작 파동이 난 것이다. 익산시가 무작정 밀어붙이던 공급체계 전환 추진을 중단하고, 대간선수로를 복개하는 등 기존의 불안 요소를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더구나 광역상수도 물을 받고, 폐쇄된 정수장 저수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공약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물이 하나도 없는 웅덩이를 공원으로 만든들 특별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을 가두어 수변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농어촌 공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물을 계속 받아야 한다. 시민들은 비싼 물부담이용료를 내고도 공원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데에 2중으로 혈세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박경철 시장의 공약은 근원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먹는물 체계 전환 철회가 마땅한 이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