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사회적기업 (유)행복나누미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불협화음의 중심은 노노갈등이다. 행복나누미는 실제 직원 88명 가운데 55명이 한국노총에 가입하고 21명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복수노조 기업이다.

2014년 5월 민주노총이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면서 존재를 알린 이후 지난해 6월 행복나누미 직원 중 한국노총 소속 한 사람이 돌연 자살하면서 발단된 대립이다. 그는 민주노총 쪽 직원의 신고로 음주운전 중에 경찰에 적발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동료에게 당한 울분을 참지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사측과 민주노총 간의 진실공방으로 비화됐다. 회사 쪽이 직원에게 음주운전을 강요했다는 민주노총의 주장과 허위사실 날조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회사 쪽의 반박이 충돌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민주노총과 노선을 같이하는 정의당 소속 익산시의회 김수연 의원이 지난해 7월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익산시의 생활폐기물 재활용 대행업체인 행복나누미의 차량·인건비·판매대금 등의 정산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매 회기 때마다 같은 사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업체와 익산시는 정산자료를 소명했으나, 김 의원은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만한 소명자료를 내놔라며 최근까지 익산시와 행복나누미를 압박했다.

김 의원의 사안에 대한 관점은 지난해 열린 197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의 5분 발언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미신고차량에 부정수급된 유류비와 수리비는 협약서에 의한 계약해지 사유이며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환수조치와 함께 익산시의 납득 가능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현장 확인 결과 운전기사도 모르는 차량 수리내역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단 한 건이라도 허위정산을 했다면 이 또한 시 예산을 횡령한 범죄행위"라며 업체와 시에 명백히 밝힐 것과 환수조치를 요구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부적절한 정산들이 범죄행위에 해당되므로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필요하고, 정산부정이 있었다면 그에 따른 환수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감사 결과 일체의 정산부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내줄 수 있는 서류는 100% 내준 상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의원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대책위는 "부조리한 정황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와 익산시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도 않고 시간만 계속 끌고 있다"며 "그럼에도 익산시의 2016년 행복나누미 사업비가 승인됐다"고 지적한다.

그러자 지난 3일 행복나누미 한국노총 측은 "민주노총 측 간부들의 불법쟁의행위 조장과 이에 편승한 김수연 시의원의 터무니없고 끊임없는 의혹제기로 인해 회사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면서 민주노총이 음주운전 직원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과거사를 끄집어냈다.

또한, 시의원이 잘못을 시정토록 하는 직분을 넘어, 익산시와 업체간 체결된 계약을 해지하라고 압박하면서 반복적으로 똑같은 사안의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한다.

아무튼 김 의원이 제기한 여러 의혹들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검찰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수연 의원 쪽에서 고발하고 자료를 제출한 결과다. 이처럼 진실은 밝히면 되고 잘못 된 것은 바로잡으면 된다. 그것은 모든 구성원들의 책무다.

따라서 김수연 의원의 행복나누미 관련 의정활동은 정당했다. 그가 민노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해도 자신의 소임을 잘 수행하려는 노력이었다고 보아야 옳다. 이번 사건이 향후 그의 의정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그의 분투들이 폄하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행복나누미 분규에서 얻은 교훈은 노조는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쟁의행위가 진정 노동자를 지표로 삼았는지 성찰이 필요하게 됐다. 어떤 경우에도 노동자를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