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박경철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박 씨는 익산시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 12월, 국비사업인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이하 하수슬러지처리시설) 공사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중지(계약해지)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당시 주민 민원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17%의 공정률을 보이던 하수슬러지처리시설 공사를 중지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득하도록 되어있는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100톤을 건조시키고 44톤을 소각 처리하는 용량의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은 19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비사업인데, 박 씨가 공사를 중지시키고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도록 담당부서에 명령하던 시점에는 이미 46억원이 집행된 상태였다.

박 씨는 이에 앞서 익산시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당선인 신분으로도 하수슬러지처리시설 공사 중지를 검토하도록 담당부서에 요구했는데, 이 때 담당부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중단 시 부담해야 할 위약금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와 이미 공사에 들어간 기계, 토목, 건축, 자재비 등 손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 또이미 많은 예산을 투입해 공사를 하고 있는 사업을 한 순간에 손바닥 뒤집듯이 중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하지만 박 씨는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독단적으로 공사를 중지하도록 지시했고, 익산시는 그로부터 5개월 만에 공사계약을 해지 했다. 지방자치 역사상 유례 없는 결정이었고, 당장 수십억원의 예산손실을 발생시켰다.

이미 집행된 33억원에다 업체가 법원에 청구한 27억원의 손해배상액을 감안하면, 60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이다. 게다가 박 씨가 당선인 신분이었던 때에는 주민들의 공식적인 민원이 제기되지 않았다. 이는 박 씨가 취임 전부터 이미 익산시하수슬러지처리시설 공사 중지 결행을 마음속에 굳히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민민원을 공사 중지 사유로 삼은 것은 공사를 중지시키기 위해 꿰맞춘 구실에 불과하다"는 의혹 제기에 무게가 실린다.

한창 진행 중이던 공사를 부당하게 중지시킨 무소불위의 권력이 심판대에 올랐다.

특히, 박 씨가 그랬어야 할 만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 일로에 있었던 마당이다.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에 입힌 손실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권력남용 및 그 이면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것이 검찰의 소임으로 부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