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낭산면에 소재한 폐기물재활용성토장 A폐석산이 발암물질 매립장으로 전락했다. A업체는 1급 발암물질인 비소를 함유한 물질 '광재'를 장기간 매립해 오다가 적발됐다. 비소의 허용 불가 기준치를 9.46배나 초과했다. 매립량은 3만8천톤에 이르렀는데, 15톤 덤프트럭으로 환산하면 2천595대 분량이 반입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앙환경사범 수사단은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발암물질을 실어 나른 C업체 부사장을 구속했다. C사는 지정폐기물인 '광재'를 불법으로 반출해 무려 1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이 불법폐기물 배출자와 매립장을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니, 사법처리대상은 늘어날 것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장기간의 조직적인 반출과 매립 과정이 각 업체와 공무원들간의 결탁 없이 가능하겠느냐"고 묻고 있다. 맹독성 발암물질이 하천과 농수로, 지하수로 유입되도록 수년 동안 방치해 온 익산시 공무원들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익산시가 해당 폐석산에 대해 수시·정기 단속을 어떻게 부적절하게 했느냐는 차치하고라도, 주민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해당 업체가 상습적으로 무단 방류하여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풀과 벼가 무더기로 말라죽는 사태가 반복되어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익산시 공무원들이 이를 외면해 왔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해당 폐석산에 매립한 폐기물에서 비소가 검출 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그에 상응하는 행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업체와 공무원들간 유착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지하수를 마셔온 주민들을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다.

익산시의 말과는 달리 2년 전 A폐석산에서 오·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자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에 의해 매립장 11곳의 시료를 채취했고, 전문기관의 성분검사 결과 7곳에서 비소 성분이 검출됐다.

이현숙 전라북도의회 의원이 성분검사를 의뢰했고, 전라북도와 익산시 공무원들이 시료채취에 입회 했으며, A폐석산 사업장 폐기물 내에서 비소가 검출된 시험성적서가 이현숙 의원에게 통지됐다. 공무원들이 이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한다면 그 자체가 명백한 직무유기다.

알고도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범죄 행위다. 이 사건을 사법당국이 철저히 조사하여 일벌백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