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해를 넘기며 지난 1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표적인 민생법안이라며 여야가 합의 처리한 것이다.

유통법 개정에는 국회의원들이 매우 적극적이었는데, 무려 20명이 개정안을 발의하고 여기에 서명한 의원 총수는 두 개 이상의 법안에 서명한 것까지 포함해 360명이나 된다. 

법안이 발의되자 해당 상임위원회인 지식경제위원회는 여러 법안들을 검토해 통합법안, 즉 대안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문제였다.

이것을 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의견이 엇갈리자 법안 내용 중에서 몇 가지를 고쳐 통과시켰다. 하지만 여야 협의과정에서 내용이 바뀐 것이 문제라기보다 대안 자체가 문제였다.

왜냐하면 유통대기업들이 대형마트 규제에서 벗어나 소규모 편의점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유통대기업은 더 이상 대형마트를 짓지 않는다. 이미 전국적으로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이나 휴무일을 지정하면 대형마트 수입은 줄어들 수 있고, 그 만큼 전통시장이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형마트를 설립하지 않는 추세 속에서 대형마트를 지을 때 상권영향평가서나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하게 하고, 개점 한 달 전에 자치단체에 알려야 한다는 규정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형태를 따지지 말고 대기업 간판을 내건 편의점 설립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통법이 규제할 수 있는 지리적 범위다.

현재 유통법 개정안은 대규모 점포가 전통산업구역에서 1킬로를 벗어날 경우 설립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통대기업의 진출을 막아야 하는 각 지자체로서는 지역 전체를 전통산업구역으로 지정해야만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유통 대기업은 새로 개발된 신시가지에 주로 점포를 내고 있다. 신시가지는 당연히 전통산업구역에서 배제될 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기 때문에 인구가 많이 몰리는 지역이다.

전국 어디를 가나 전통산업보호구역이 있는 구도심 지역에는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다. 따라서 애초부터 유통 대기업이 점포를 열 필요가 없는 곳이다.  결국 소비자가 많은 곳을 대기업이 장악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게 유통법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왜 이런 허술한 대안을 만들어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척 하는 상황을 연출했는지 의문이다.

아울러 유통법은 마트쪽만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골목에는 빵집, 미용실, 철물점, 식자재점 등 많은 유통점포가 있다. 이것들도 같이 규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민생을 제일로 챙기겠다고 한 만큼 새해에는 잘못된 유통법부터 현실에 맞게 바꾸기를 기대한다. 

익산, 균형발전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익산시의 현재 상황은 암울하고 어둡다.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가 심해졌다. 

도시 내부의 양극화, 즉 구도심과 신시가지의 경제 격차도 심해졌다. 더구나 인화동 동산동 마동 평화동 등의 구도심 공동화 현상은 과거 40여년 전의 모습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20여년 전 조성된 마동 신시가지도 퇴색된지 오래다. 배산택지개발로 인해 영등동도 빈 상가가 늘고 있다.

도농복합도시인 익산은 농촌과 도시의 불균형도 심화됐다.

복지예산이 익산시 예산 전체의 삼분의 일이 넘고 있다. 이는 사회보장에 의존하는 인구가 많다는 반증이다.

임금도 양극화됐다. 익산의 일반사업장 근로자 57.1%가 월19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고 220만원 이상만 받아도 상위 31.6% 이내에 속한다.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 익산지사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및 교육청, 부사관학교를 제외한 일반사업체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봉급 생활자 총 5만6,314명 중 절반 이상인 3만2,193(57.1%)이 19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은 여성친화도시인데, 여성 근로자의 경우도 비정규직이 많고 네집 중 한 곳이 여성 가장이다. 익산시가 올해 초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간한 '2011익산 성인지(性認知)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여성취업률 45.5% 중 18.1%만 상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었고, 11.8%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였다. 나머지는 자영업이나 무급으로 가족노동을 하고 있다.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낙후 지역과 발전된 지역 간의 상호 역할 분담이나 공동 투자, 개발로 서로 이익을 가져감으로써 공동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구도심 공동화, 빈익빈 부익부, 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보이는 익산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균형발전이다.

행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익의 극대화’, 곧 국민들의 복지와 삶의 질을 최대한 높이는 데 있으며 모든 행정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익산시는 현실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에 맞는 도시계획을 세우고 계획성 있는 균형발전을 위해 견마지로해야 한다.

이것이 시민 모두가 행복한 익산시 건설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