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수보육원과 미혼모의집을 운영하는 두 목사 부부의 불법 행태와 비인간적 행위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세상 사람들이 큰 슬픔에 빠졌다. 사직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종교계의 성찰, 시민사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들 부부 목사는 고아들의 생계비를 자신 가족들의 인건비와 운영비로 사용해 왔다. 규율을 어긴 아동들의 머리를 삭발하고, 밤에는 40여명의 아이들이 생활하는 시설의 문을 밖에서 걸어잠그는 감금행위가 다반사로 일어났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시설에서는 10여년 동안 영아와 아이들을 씽크대에서 씻겨왔다고 한다. “애기가 똥이 범벅 되어 기저기를 끌고 다니는 상태였고, 지금도 그 상태와 그 아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봉사자의 증언. “아이들을 사육하는 것 같았다”는 다수의 증언들.

나아가 자원봉사자들의 출입을 차단하고 외부와 담을 쌓으면서 아이들을 사익의 희생물로 악용해 온 그들을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동물 사육 수준의 아동 보육의 현장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악마의 성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K목사의 아내인 H목사는 또 미혼모의집을 운영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불법으로 임대해 무자격으로 5년이 넘게 운영해왔다. 자격도 없으면서 명함에는 원장 직함을 버젓이 사용해 온 것이다.

그래 놓고도 K목사는 “성서에 손을 얹고 맹세하건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그에게 성서는 착취와 편취 그리고 기망의 메뉴얼인가. 그가 말하는 하나님은 정녕 그늘 보호하는 하나님인가.

그의 행위가 일반 범법자에 의해 자행됐다 해도 용서받지 못할 것인데,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주고 이끌어가야 할 목사로서 종교의 윤리는 고사하고 인간의 한 줌 양심마저 지니고 있지 않는 태도를 어찌해야 하는가.

K목사는 현재 살고 있는 28명의 아이들, 이곳에서 죽어간 아이들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검찰은 그 평가에 따라 추상같이 단죄해야 할 것이다.

종교계는 이들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K목사가 운영하는 시설에 후원해 온 한 교회의 장로는 “아무리 그가 그랬다 해도 목사의 옷을 벗기는 일은 하지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친다. K목사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밀고자를 원망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용서할래야 용서할 수 없는 목사 부부의 행태를 ‘감추어야 할 종교계의 치부’로 삼아 지역사회가 면죄부를 줄까 우려된다.

경찰과 검찰이 종교계의 외압에 따라 부주의하게 수사하거나 미봉할 경우 K목사는 정당성을 확보하고 기고만장하여 더한 범죄를 저지를 것이다. 한치의 오점이 없는 수사와 처벌을 통해 사회와 종교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종교계 역시 목사 부부를 엄단하여 종교윤리를 바로세우고 종교의 순수성과 신성성을 회복해야 한다.

약한자들의 대변을 위해 존재하는 시민사회 역시 아동들이 제대로 된 인권을 누리도록 목소리를 모아주기를 바란다. 예수보육원 시설폐쇄조치와 아이들의 전원조치를 관철시켜 아동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도록 나서야 한다.

익산시도 아동들이 더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하루빨리 전원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자신들의 죄에 대한 사회적 질책 앞에서 아무런 뉘우침이 없는 목사 부부의 아이들에 대한 보복행위가 일어날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