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할 익산시장 후보들이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새정치의 대안으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부추긴 현상이다.

정계에 이는 후끈한 바람은 안철수 진영의 1차 실행위원 발표와 함께 좀더 달아 올랐는데, 2차, 3차 연이어 실행위원을 발표한다고 하니 이 정치적 전술구사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실행위원 가운데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익산시장 후보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익산지역에서 1차 실행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잠룡만 해도 5명중 3명에 이른다. 배병옥, 배승철, 양승일이 그들인데, 익산지역사회와 정가에서는 이들 3인에 대한 탐색에 분주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바람이 한 풀 꺾였다고 하지만, 호남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나름의 기대치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이는, 오랜 세월 호남지역을 대표해 온 민주당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실망과 배신감이 임계점을 넘은데서 비롯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역차별을 받았다는 정서가 고착되고,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보여 준 민주당의 형편없는 성적표에 좌절감을 맛보았다.

최근에는 국정원 댓글사건과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각종 국가 현안에서 타협하거나 물러서는 모습도 지역 유권자들에게 적잖은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지역의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이유다. 하지만 안철수 쪽은 이것이 안철수 바람의 주요 기류라고 생각해서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호남지역, 혹은 익산을 국한하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은 여전히 민주당이고, 유권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애증도 두텁다.

새 정치를 향해 촉각을 곤두세운 유권자들이 저절로 안철수 쪽에 기울 것이라는 계산은 착오라는 것이다. 안철수 진영이 호남지역 민심을 사로잡는 인적·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안철수 진영은 오히려 호남에서 가장 큰 역풍를 맞을 공산이 크다.

이는 특히, 내년 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잘 살펴야 할 민심이다.

평소에는 지역을 잊고 살다가 선거철마다 기웃거리는 사람들, 자신의 스펙만 믿고 설치는 사람들, 지역에서 물의를 일으켜 원성을 산 사람들, 직능 분야에서 무능을 검증받은 사람들은 '요행심리'를 버려야 한다.

정치를 쉽게 생각하고 어영부영 기류에 편승하려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유권자들을 가볍게 보는 사람들이고, 당선이 되어서는 온 갖 비리의 온상이 된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을 만큼 풀뿌리 민주주의는 성숙했기 때문이다.

개발지역에 대한 사전환경성 검토 강화해야

영등동과 부송동, 어양동의 택지개발 계획은 21년 전에 수립됐다. 당시 논과 산 그리고 과수원으로 구성되어 있던 이 지역은 지금 상전벽해가 됐다.

하지만 이곳이 택지개발되기 전에 농사를 짓거나 자주 왕래하던 사람들은 공단지역에서 나는 악취에 괴로워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악취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밤을 새며 그곳에서 체류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참고 견디는 것으로 생각했다.

익산시가 도시계획을 수립하면서 그런 사실을 몰랐을리 없다.

몰랐다면 현장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탁상행정의 결과이고, 그런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선 3기 말인 2005년에 착수한 모현지구 택지개발도 마찬가지다. 개발예정지구에서 남서측 가까운 거리에는 영명농장이 20년여년 동안 수천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었다. 여름이 되면 특히 강한 악취를 유발하는 시설이었다.

당시 익산시가 모현지역의 택지개발이 불가피했다면, 영명농장을 매입, 이전시키고 해당 부지는 공공시설을 계획했어야 옳았다. 익산시는 지금 전원주택을 계획하는 농촌공사의 처분에 기댄 답답한 처지다.

신도시를 악취 발생지역에 건설하고 이제와서는 기존 공단의 악취 배출을 현실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법적 기준치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위해 공단지역을 악취지구로 지정해 달라고 전라북도에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일자리가 많은 살기좋은 도시를 추구하는 민선 5기의 기조와도 합치되지 않는다.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사전 환경성검토 강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