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특수지역은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곳이다.

익산시 내부에서는 주요 악취발생지이고, 주변 토양과 지하수 오염원이다.

주교제 등 주변 소류지에 퇴적된 가축분뇨는 죽음의 땅을 연상시키고, 지하수에는 청색증을 유발하는 인이 기준치보다 몇 곱절 많게 섞여있다.

이런 문제는 두개의 국책사업에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왕궁지역에 조성될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당장 청정 이미지를 확보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 왕궁특수지역은 땅 밑과 땅, 그리고 공기의 오염원이다.

다음은 군산을 비롯한 김제, 부안 일원의 401평방킬로미터의 바다를 메워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하는 새만금사업인데, 이 사업은 유입수와 118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내부 호소의 수질개선 없이는 불가능하다.

새만금의 전략은 물의 도시 위에 세워지고, 녹색성장 선도와 문화·관광 메카, 인간중심도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새만금에 물을 담는 호소는 여의도 면적의 40배에 달한다. 거기에 담긴 물이 썩고 악취가 진동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명품도시, 사람과 자본, 기술을 끌어오는 국가 성장엔진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동북아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글로벌 시대의 메카를 새만금 내부개발의 목표로 삼았다면, 수질개선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익산시는 수년동안 새만금 상류 오염원인 왕궁특수지역 문제 해결에 매달려왔다.

그러나 이익을 쫓는 양돈업자들은 익산시에 협조하지 않았다. 축사를 일부 매입했지만 축산단지 내의 돼지는 오히려 더 늘어나고 가축분뇨를 무단방류하는 행태 역시 근절되지 않고 있다.
수백억을 들여 건설한 공공가축분뇨처리장이 무용지물이 됐고, 환경분야의 행정이 공전되고 있다.

왕궁특수지역의 유일한 해법은 축산업자들을 이전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양돈업자들은 새만금이나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존재하기 이전부터 왕궁에 터전을 잡고 삶을 영위해 왔다.      

따라서 왕궁특수지역 양돈농가들이 이전의 전제 조건으로 축사 매입과 함께 영업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현실적으로 타당한 이전 정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새만금과 왕궁특수지역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새만금특별법을 준용하면 된다.

새만금 지역이 아니므로 같은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새만금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르지 않다.

익산시와 환경부, 전라북도, 새만금개발청, 농림수산부가 '왕궁축산단지 이전만이 국가경쟁력를 확보하는 길'이라는 지표 아래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익산시장 입후보자 A씨 무자격 논란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는 어느모로 보나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따라서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선거 전초전조차 치를 수 없는 국면이다.
아직까지 민주당에서는 다른 예비 후보가 거론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서, 현 시장 대 안철수 신당이 낼 공천자가 맞붙을 예정인데, 안철수 쪽 실행위원들을 살펴 보면 익산시장 입지자들이 다수 눈에 띈다.

한마디로 현 시장과 결전을 치룰 안철수 쪽 대표주자가 결정되지 않는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그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신당의 공천은 공평무사한 경선으로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익산시장 입지자인 A씨가 자신이 벌써부터 안철수 신당의 공천자가 된 양 수개월 전부터 현시장을 흑색비방하고 유언비어를 날조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니, 한심할 노릇이다.
A씨는 정치의 기본은 물론 지역사회의 정서조차 모르는 자체만으로도 무자격 논란에 빠질 공산이 높다.

더구나 A씨의 말 중에는 상당부분 거짓이 섞여있고 과장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이 식상해 하거나 실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선거는 윤리를 지표로 삼는다. 도덕적 평가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A씨 같은 후보자가 당선될 리 만무하다. 설령 그가 당선됐다고 해도 그것은 값진 승리가 될 수 없다.

A씨에 대한 고발이 아직까지 없는 것과 선관위의 불법행위 포착이 아직까지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A씨의 혼탁선거 조장행위는 제법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어 내년 선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A씨는 입지자들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주의를 촉구하는 풍향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