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011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이래 적극적으로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통합을 성사시키면 각종 행·재정적 특전을 아끼지 않고, 통합범위는 시·도 및 관할구역의 경계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행정체제개편추진위에 2012년 4월까지 접수된 전국 50개 시군구의 통합 건의 가운데 10%에 달하는 5곳의 지역이 시·도 경계를 초월하는 행정구역 통합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지난 2년 동안 이 큰 변화의 물결을 도외시하며 뒷짐을 지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선5기 초기에 익산과 군산의 상공인들이 양 도시가 경제적 차원에서 통합해야 한다는 건의를 했지만, 익산시와 군산시는 이를 귓등으로 들었다. 환황해권 거점도시 군산과 물류와 정주환경을 갖춘 배후도시 익산의 통합논의는 익산시의 명운이 걸려있었지만, 익산시의 미온적인 태도로 물거품이 되고만 것이다.

이전에 행정자치부와 국회특위는 논산시와 익산시의 형정구역 통합을 검토한 바 있다. 양 지역이 거의 같은 생활권인데다 백제문화권이어서 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금강이 갈라놓은 충청도와 전라도간 도계 문제와 양 자치단체의 이해관계만 확인했을 뿐 중앙정부에서 제기된 통합논의는 이렇다 할 논의조차 없이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익산시가 미적거리는 사이에 군산시는 새만금 권역인 부안과 김제를 흡수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논산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와 연접하게 됐다. 익산시는 불과 몇년 새에 기존 통합 파트너를 한꺼번에 잃어버린 꼴인 것이다.

철도와 육로 물류수송체계를 완비한 익산시는 새만금 배후도시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당장의 이해관계에 얽매인 단견으로 백년대계를 그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을 이룬다면 익산시는 통합도시들 사이에 낀 소도시로 고립될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얼마전에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전주시와 익산시의 통합논의가 일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자치단체와 정치권, 시민들이 이 논의의 불씨를 살려 통합을 완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도단위 기관들과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한 전주시와 고도문화 및 교통망을 보유한 익산시의 통합은 전혀 이질감이 없다. 특히 전주시로서는 취약한 물류 인프라를 극복할 수 있고, 익산시는 광역시로 편제되어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길이다.

신속하고도 지체없는 통합 추진이 촉구된다.

익산시의 AI 늑장대응 심히 우려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전북을 넘어 충남지역으로 북상했다. 닭과 오리농장에서는 추가 감염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최초로 발생한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55km 북쪽인 충남 서천 금강호에서 AI에 감염된 가창오리 폐사체가 수거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80% 이상 고병원성 감염이 확진된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검역본부가 최초 발생지점인 고창군 신림면과 2차 확진농장이 있는 부안군 줄포면의 2개지점 주변에 집중적인 방역대를 설치해 관리해 온 가운데 발생했다.

집단으로 하늘을 날아 이동하는 철새 앞에서 방역활동이 무력화된 것이다. 환경부는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월동중이던 가창오리 7만마리가 금강호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역본부는 지금까지 전국 7개 시·도에서 모두 177마리의 야생 철새 폐사체 신고를 받아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금강호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에 대해 AI 확진이 내려진 지난 23일, 당진시 우강면 부장히 삽교호 배수갑문 하류 방향 1.5km 지점에서 발견된 가창오리 19마리, 청둥오리 1마리 폐사체를 검역본부에 정밀검사 의뢰했다.

이처럼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철통방역의 그물을 피해 전국 전지역으로 퍼져나고 있다. 그러나 치밀하고도 신속한 방역시스템 가동이 엄중히 요구되는 이 마당에 익산시는 AI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이틀이나 늦게 통제초소를 설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경계'경보가 내려지면 즉시 가축질병방역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주요국도와 지방도에 통제초소 설치 및 주요거점차량 전담 소독장소를 설치해 방역활동을 하도록 되있는 메뉴얼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익산시는 8년 전 지역내에서 발생한 AI로 인해 23만6천마리의 닭을 살처분하고, 육계와 육가공 및 닭 판매 등의 부문에서 지역경제가 크게 곤두박질쳤던 경험을 안고 있다. 그런데 그런 공황상태의 상황을 벌써 잊어버린 듯한 대응은, 익산시의 공직기강이 얼마나 해이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AI가 전북에서 충남·북으로 확산되면서 전국이 초긴장상태에 돌입했다. 익산시의 공직기강의 끈을 옥죄고, 방역현장에 대한 비상경보가 필요하다. 만약 익산지역에서 AI가 확진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익산시가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