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6·4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도 등록이 시작됐다. 익산지역에서는 등록을 준비하는 후보들의 윤곽이 대체로 드러난 상태다. 대부분이 출판기념회를 치렀거나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개별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유권자들에게 문자로 알리면서 공격적인 선거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가 매번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론조사를 직접 실시하고 발표하는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이같은 여론조사 발표 경쟁이 계속될 경우 선거판이 과열돼 선거부정 행위와 네거티브 선거 행태들이 양산될 수 있어 심각하다.

문제의 여론조사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모두 안철수 신당 쪽 후보들이다. 4명의 예비후보들 가운데 박종열 의원만 여론조사 경쟁에 가담하지 않았다.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배병옥, 배승철, 정헌율 순으로 발표됐다.

배병옥 후보 쪽에서는 민주당 이한수 시장과 무소속 박경철 후보에 이어 배병옥 후보가 3위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배승철 후보쪽에서는 배승철 후보가 3위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헌율 후보쪽의 발표는 더 가관이다. 정헌율 후보가 이한수 시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행태는 '유권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몰린다'는 일반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고 경선을 치를 경우 여론조사 부문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심 왜곡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태도는 공동체를 파괴한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정기관의 수장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이런 조급증에서 기인하는 저급한 선거 행태는 촉박한 시간과 무관치 않다. 평소에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업에 종사하던 사람이 갑자기 지역민들의 환심을 사기란 여건이 궁색할 수 밖에 없는 법이다.

특정 후보는 이미 지난해 직장을 떠나기 전부터 타 후보를 비방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지역에 봉사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일정기간 지역에서 역량을 보여주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역 일꾼은 기회주의자가 아니라 성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얘기지만 선거는 축제다. 몇몇 후보들이 선거를 앞 뒤 가리지 않는 전쟁터로 만드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실시하고 그것을 무분별하게 발표하는 것은 어떻게 보아도 부적절하다.

익산선관위가 그 불법여부와 제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하는 이유다. 

고령인구 잘 품어야 복지수도다

익산시 인구 추이가 UN이 정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사회 기준보다는 7%를 넘고, 후기고령사회보다는 6% 모자란 14,4%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다. 익산시의 2월 현재 전체인구 30만6,372명 중 4만3,873명이 65세를 넘긴 노인들이다.

가뜩이나 낮은 출산율과 사망율에 봉착해있는 익산시의 연령대별 인구 분포는 수년 내에 익산지역이 후기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보편화된 핵가족화와 겹치면서 홀로사는 노인들을 대거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홀몸 노인들의 생계에 대한 공적 보조는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고, 고령인구를 위한 사회안전망은 갈 길이 멀다. 특히, 질병에 노출된 노인들과 고독으로 부서져가고 있는 노인들은 갈수록 더 깊은 사각지대로 밀려나고 있다.

홀몸노인들은 무엇보다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 최소한 생명을 연장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한 의식적으로 밥을 챙겨먹지 않고, 불결하거나 열악한 환경을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다. 고독하지만 그걸 느끼는 감정의 선을 스스로 마비시키는 데 익숙하다.

원망하지 않기 위해 고립되고, 추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고립된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복지수도 익산이 무었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평균수명이 긴 도시가 행복한 도시다. 그것은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상징하기도 한다.

홀몸 노인들이 '그냥 매일 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의 시간이 아까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행복도시의 관건이다. 누군가 관심을 갖고, 말을 걸고,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