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전 장관이 안심(安心)을 등에 업고 난립하는 새정치연합쪽 익산시장 후보군을 사실상 컷오프했다는 설이 익산정가를 달구고 있다. 안철수가 무공천을 천명한데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합당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강봉균의 부적절한 행보가 통합정신을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안철수와의 돈독한 친분을 과시하며 출판기념회를 열어 새정치연합쪽 6.4지방선거 후보들을 유인했던 강봉균이 이번에는 배병옥, 배승철, 정헌율 등 새정치연합 인산시장 후보들을 차례로 만나 서로 잡은 손을 치켜들며 사진을 찍었다.

이같은 선거지원활동은 그 자체로 구태 정치인데, 강봉균은 더구나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쪽의 유력한 전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그의 모리배적 행보가 주는 파장이 적지 않다. 당장은 안철수가 통합을 빌미로 친새정치연합 지역으로 구분되는 호남의 정치적 지분 확보에 벌써부터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높게 일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과의 통합 과정과 이후에 새정치연합 후보들을 공천하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등의 내홍 때문에 통합신당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안철수는 무공천을 선언해 국민적 공감을 얻었지만, 사실은 쇼에 불과하고 호남 등 민주당의 텃밭에서 안철수의 지능적인 내천이 횡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단서가 바로 강봉균의 동향이다. 그는 이미 자신의 출판기념회 직전 익산의 모 해장국 집에서 안철수와 6.4지방선거 익산지역 예비후보 개개인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으면서도, 이번에는 자신이 6명의 익산시장 후보 가운데 3명의 사무소만을 방문해 이목을 끌었다.

더 가관인 것은 그런 강봉균 모시기 경쟁에 나선 예비후보들의 행태들이다. 이번 강봉균의 방문에 배병옥 후보만이 여러 시각을 의식한 듯 초연했고, 두 후보는 앞다퉈 방문 소식을 여러 매체에 알리는 경쟁을 벌였다. 그들에 따르면 강봉균은 각 후보들을 치켜세웠다고 한다.

정헌율 후보 사무소에서는 “익산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익산시를 구석구석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큰 인물”이라고 평했고, 배승철 후보에게는 “차기 익산시장은 좌고우면하다가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사람은 자격이 없고 배 후보처럼 뒤돌아보지 않고 뛰어든 사람이 적격이다”고 평했다는 것이다.

강봉균의 행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구태를 답습하는 안철수의 이중성을 그대로 방증하고, 자신의 도지사 선거에서 나름 지지층을 형성한 예비후보들 모두의 지원을 받겟다는 꼼수를 드러내고 있다. 이로인해 새정치연합쪽 익산시장 후보들은 민주당과의 통합 이후에도 어떻게 해서든지 안철수의 적자라는 것을 표방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식으로는 통합신당의 분열과 지방선거 실패가 불보듯 뻔하다. 지금 안철수의 대오각성이 시급하다.

무너진 익산시 공직기강 바로 세워야

6.4 지방선거를 앞둔 익산시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하림이 증설허가를 신청한 공장 예정부지인 절대농지 2만3천여평방미터에 형질변경 허가도 받지 않고 자갈이 섞인 잡토를 2미터 가량 성토했으나, 현장을 나가 확인했다는 담당공무원은 농지개량 목적일 경우 법상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하림의 공장증설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임을 담당공무원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예정부지의 무단형질변경을 놓고 하림이 경작용이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믿는 안이한 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특히, 성토된 흙에는 굵은 자갈들이 섞여 있어 도저히 농지개량 행위로 볼 수 없는 현장이었다.

익산시는 뒤늦게 원상복구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은 여전히 돌만 가려내면 원상복구로 볼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무엇이 이 공무원의 인식에 개입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인다.

이런 가운데, 국가식품클러스터 부지에 있던 소나무 100여그루가 무단으로 굴취된 흔적만 남긴 채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에 의해 허가 없이는 소나무를 옮길 수 없는데도 누군가가 불법으로 이식한 것이다.

LH는 즉각 익산시에 이같은 무단 소나무 반출행위를 고발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익산시 산림과는 해당 부지가 산지전용허가를 필한 산업용지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담당공무원이, 산지관리법이 아닌 산업입지법에 저촉되는 소유권 문제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지역내 임목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임목의 특수성과 그에 따른 재난방지 책무를 방기한 결과다. 담당공무원이 관련법에 대한 연찬을 해태하고, 분장된 업무의 범위를 이해하지 못한데 따른 행정 오류다. 공무원들의 이러한 행태는 선출직 단체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특단의 기강확립 방안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