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장 후보 J씨의 잇따른 익산시 부채 시비에 시민들이 눈쌀을 찌푸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막연한 위기의식을 부추겨 본질을 호도한다는 데 있다. J씨는 우선, 빗물과 생활오·폐수를 분리하는 민간투자사업(BTL/BTO) 부문에서 발행한 지방채가 악성부채라고 근거도 없이 단정한다. 그런 전제 아래 민간투자사업 계약의 전면 재검토 등 부채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다. 빗물과 생활오·폐수를 분리하는 것은 자연 하수인 빗물을 곧바로 하천으로 배출하고 생활하수만 하수종말처리장에 처리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총량을 크게 감소시키고, 하수종말처리장의 부하량을 낮추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단적으로 이 민간투자사업은 시민들의 하수사용료를 절감해주고, 하천 오염을 저감시켜 양호한 환경을 후대에 물려주는 사업이다. 또한 개별 가정의 정화조를 폐기시키고 오수를 곧바로 처리장에 유입시키는 등 시민들의 편익도 높인다. 시민들에게 실익을 안겨주는 사업비를 악성 채무라고 주장하는 J씨가 정말 행정관료 출신인지 의심스럽다. J씨는 또, 익산시의 부채를 두배 가까이 부풀려서 공표하고 있다. 모든 부채의 상환만료일까지 발생하는 시설의 운영비와 이자를 포함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예산부서를 거쳐보지 않은 공무원은 물론 보통의 상식을 가진 시민들조차 실소를 금치 못할 주장이다. 공공시설은 공익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시설이다. 공공시설 운영비는 인건비를 비롯한 제반 관리비를 포함하는 비용이다. 운영비를 끝내 부채라고 우긴다면 대한민국은 부채공화국이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모든 정부부처와 자치단체의 운영비를 부채로 보고 그 부채규모를 산출한다면 대한민국은 벌써 파산하고도 남았다. 또, 공공시설은 운영되면서 '공익'이라는 수익을 발생시킨다. 공익은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 그 기여하는 정도는 공익의 성격에 따라 다르고 때와 용도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공공시설은 당장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공시설을 건설하면서 빌렸던 돈을 갚는 시점까지의 이자를 부채라고 주장하는 것은 몰상식의 극치다. 끝내 우기고 싶다면 부채 상환 기일까지 공공시설을 운영하면서 발생시킨 공익을 환산한 수지분석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더구나 일반인들조차도 돈을 빌린 뒤 상환만료일까지의 이자를 부채로 환산해서 부채 규모를 말하지 않는다. J씨가 행안부 지방재정 세제국장을 거친 관료였다는 사실 자체가 황당무계하지 않을 수 없다.
J씨의 익산시 부채 부풀리기는 도를 넘어서 만약의 사태에 발생할 우발채무까지 부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조성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미분양 될 경우 익산시가 총 공사비의 25%를 부담키로 약정한 것도 잠정적인 부채라는 것이다. 미래의 불가항력적인 부채 발생을 예단하고 그것을 부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정녕 전직 행정공무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더구나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농업도시 전라북도의 최대비전이다. 75만평에 5,535억원을 투입, 세계 5대 식품도시의 면모를 갖춘 동북아 식품시장의 허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산업연구원은 이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연간 4조원대의 생산을 유발하고, 2만2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익산시민들은 국책사업의 직간접적 수혜 주체다. 중앙정부가 분양에 실패할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수익자 원칙에서 보면 불가피한 약정이다. J씨는 도대체 어떤 책임을 추궁하려는 것인가. 뿐만 아니라 J씨는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발행한 지방채가 생산적인 부채라고 강조하는 익산시를 향해, 법규를 모르는 주민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하고 자체 세원을 확보하며 지역민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로 발생한 부채가 생산적인 부채가 아니라는 법규가 어디있다는 말인가. 이런 사람에게 수십년 동안 월급을 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