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나 지자체에서 ‘커뮤니티비지니스’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사업으로 번역되는 커뮤니티비지니스는 마을이나 아파트단지 등 작은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갖고 있는 자원이나 장점을 살려 법인이나 회사, 조합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우선 필요하고 주민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사업을 벌여 지역사회에 부족한 것들을 충족시키면서 수익을 내면 공동체의 이익도 챙기는 것이다.

따라서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에 세금을 투입하거나 특정 개인이 영리목적으로 사업을 했다면, 커뮤니티비지니스는 주민들이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공공사업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정부나 자치단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주민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어차피 주민들의 욕구를 행정기관이 모두 만족시켜줄 수는 없고, 공공기관이 하향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은 이미 실패한 모델이기 때문에 주민의 자발성에 근거한 커뮤니티비지니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에서는 평화동 클래시움아파트 ‘엄마들의 모임’이 모범적 사례가 될 만하다.

클래시움아파트는 150세대에 400여명의 주민들이 사는 작은 아파트단지인데, 3년 전부터 70여명의 엄마들이 모여 육아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임을 만들어 아이들을 상대로 쿠기 만들기나 동화읽어주기 등의 사업을 하고, 강사를 초빙해 강의도 듣곤 했는데, 여러 사업을 진행할만한 공간이 없었다. 또 익산여성의 전화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실시하는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사업에 응모하기 위해서라도 사무실이 필요했다. 

그런데 때마침 상가에 있던 수퍼가 적자로 인해 문을 닫았는데, 기존에 모임을 하고 있던 엄마들이 중심이 돼 전세자금과 월세를 모아 수퍼를 다시 열고 입주자대표 회의실을 빌려 아이들을 위한 작은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주민들은 마트를 운영하면서 생활필수품을 쉽게 얻고, 주민 누구라도 마트에 물건을 진열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주민들은 마트 운영 수익금으로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고 있고, 익산여성의 전화가 실시하는 꽂길 만들기, 마을공동체 건강프로그램, 마을공부방 등의 사업도 병행하면서 주민들이 주도해 성공한 비니지스모델로 소개되고 있다.

행복한 마을은 정부나 지자체의 거창한 지원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부송주공 앞 노점상 철거 신중해야

부송동 주공1차아파트 주변에서 18년 동안 장사를 해온 노점상이 오는 27일 철거될 예정이다. 아파트 주민들과 장애인, 통장 등 40여명이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면서 익산시와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지난해 가을부터 행정대집행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노점상들의 권익을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하지만 익산시의 노력이 노점상들의 생존권을 위협하지는 않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생존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복잡한 가족관계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시민이 있을 수 있다. 익산시는 이들을 따뜻하게 포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노점상들의 경우 충분한 생계대책이 있으면서도 도로를 점유한 채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겨주고 있다면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 반면, 노점은 노점상들의 생계수단이기도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이는 민원인들이 제기한 도로의 이동권이라는 공공의 이익과 충돌한다.

익산시는 노점 철거 과정에서 아파트 관할기관인 LH(토지주택공사)와 논의과정을 거쳤다. 시는 노점상들을 위해 아파트 내에 노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LH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점 철거예정일인 27일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노점상들과 한바탕 충돌이 예상된다. 다만 노점을 철거하기 전에 익산시가 서민을 감싸는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