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준공허가도 득하지 않고 웅포골프장을 운영해 온 웅포관광개발이 또 다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면 타개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웅포관광지 제3지구 조성사업의 근거가 되는 웅포관광지 조성계획변경안을 익산시에 제출했고, 시 실무부서가 이를 검토하고 있다.

웅포관광개발이나 익산시나 모두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 웅포관광개발이 지금까지 준공허가를 득하지 못한 이유는 조성계획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방이 체결한 실시협약은 조성계획에서 구획한 ‘골프장으로 대별되는 수익시설’과 ‘골프학교 등의 공익시설’을 완료하도록 웅포관광개발에 의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웅포관광개발은 이른바 돈이 되는 골프장과 그 부대시설만 조성해 시범 라운딩을 개시한 이래 7년 동안 불법으로 영업을 해 왔다.

돈이 되지 않는 골프학교나 공공편익시설은 들어설 부지 조차 없는 상태다. 그러니 웅포관광지 제3지구는 현재 민간사업자의 골프장일 뿐이다.

이 회사는 조성계획상 87%에 해당하는 골프장과 그 부대시설에 2천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또 모두 부채다.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나머지 13%에 해당하는 250억 규모의 공공시설을 조성해야 한다. 따라서 협약상 완공일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지 않으면 시는 지체상금을 부과해야 한다.  

그런데 웅포관광개발은 골프장 등의 공공시설을 눈썰매장, 인공 래프팅장 같은 위락 수익시설로 대체해 달라는 조성계획 변경안을 익산시에 제출한 것이다.

이 자체가 기망행위다. 당장 토지를 강제 수용해서 수백명의 주민들에게서 헐값에 삶의 터전을 강탈한 근거인 관련법을 부정하는 것이다.

익산시가 이런 조성계획변경안을 검토한다는 자체가 ‘배임’이다. 익산시는 스스로 수년 동안 민간 사설매립장과 위락시설업자를 위해 현지 주민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온갖 절차를 대행해 줬으며, 모든 편의를 봐주고 대대적인 골프장 홍보까지 해줬다고 인정하는 꼴이다.

웅포골프장의 불법과 파행운영은 장장 7년이다. 그 사이 익산시가 협약상 공사기간을 도과한 부분에 대해 지체상금을 부과했지만 웅포관광개발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백히 협약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 비례의 원칙을 내세우는 웅포골프장측의 궤변에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도 깜빡 넘어갔다.

당초부터 자본금 증자조차 불이행하면서 거의 빈손으로 빚을 끌어다 조성한 웅포골프장이다.
투자금융 쪽이 막대한 빚을 웅포관광개발에 퍼줄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익산시다. 한 낱 임야에 불과했던 땅을 관광지의 체육시설로 국토변경하는데 앞장서고, 각종 환경상의 문제를 해결했다. 토지 소유주들이 보상에 불응하자 ‘토지수용’이라는 공권력을 동원해 땅을 강탈해다 바쳤다. 익산시는 민간사업자의 꼭두각시였다.

웅포골프장 부지의 가치는 수십배 부풀려졌다. 빚도 당초 추산됐던 투자비의 곱절에 달했다. 부채 총액이 2천억원인데, 통상적인 골프장 조성사업비를 크게 초과한 빚이어서 실제 공사비를 제외한 돈이 전부 어디로 갔는지 의혹이 일었다.

웅포관광개발 쪽이 부도날 경우 익산시가 대신 빚을 갚도록 되어있는 황당한 협약을 악용해 빚을 부풀렸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우리은행이 웅포관광개발 채권(670억원)을 느닷없이 급조된 제3자 (주)한울아이앤시에 매각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이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다뤄 510억원을 결손 처리한 160억원에 매각했다.

우리은행은 웅포관광개발의 주거래은행이었고 1순위 채권자였다. 채권을 사들이면서 압류권까지 양도받은 (주)한울아이앤시는 공매절차를 밟고 있다.

(주)한울아이앤시가 공매를 통해 이 채권을 처분할 경우, 웅포관광개발의 재산에 5백억원을 압류한 후순위 채권자인 제일상호 저축은행은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웅포관광개발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미 우리은행 부채가 160억원으로 줄었고, 5백억원짜리 압류 채권이 해제된다.

우리은행의 결손 처리액 510억원을 감안하면, 웅포관광개발은 1천10억원의 부채를 털어내게 되는 것이다. 

익산시가 웅포관광개발에 더이상 휘둘려서는 안되는 이유들이다. 익산시는 더이상 웅포관광개발이 기획하는 편법 행위에 가담해 공범으로 단죄 당하는 길을 가지 말아야 한다.

그것을 위해 웅포골프장이 요령을 흔들며 본질을 흐리는 술수에 말려들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