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가 캠퍼스 일부를 평택시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중이라는 설이 불거졌다.
지역대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법으로 내부에서 '수도권 이전'이 제기되는 마당에, 미군이 철수하면서 비운 미군기지를 채울 방안을 모색하던 평택시와 의기투합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원광대학교와 같은 대형사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업에 못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원불교 교단 행정기능을 서울로 이전하자는 논의까지 일고 있다고 하니, 익산시로서는 청천벽력이다.

한켠에는 설마하는 마음이 있다. 대규모 집단의 움직임이 손바닥 뒤집듯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전제가 깔린 생각이다.

그러나 원광학원에서는 구체적인 일정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평택시의 제안에 원광대 측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이달 중순 경에 평택시 제안 팀이 원광대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평택시가 원광대학교에 제시하는 대학 유치 인센티브가 파격적인데다, 무엇보다 평택시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원광대학교가 유리한 고지에서 충분한 이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미묘한 시기다. 익산시에서는 뭔가를 해야 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
마무리 조정단계인 내년 본예산에는 원불교에서 추진하는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관련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일부 기독교계의 반발에 밀린 익산시의회가 두차례나 예산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익산시의 두차례에 걸친 예산 편성은, 정치적인 판단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위해 필요한 결단이었지만 의회가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익산시는 출구를 잃어버린 마당이다.

예산안을 재상정할 경우 의회를 경시한다는 비난의 칼이 겨눠지고, 예산안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정치적 계산'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농후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원불교가 '이전'이라는 메가톤급 압박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나아가 원광학원은 순리적인 해법은 내동댕이치고 압력 단체가 되어 밀어붙이는 인상이 짙다.

결코 옳은 방법이 아니다. 익산국제마음훈련원이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그 수혜를 시민들에게 고르게 나누어 주는 것이라면, 원불교는 지금이라도 대 기독교 설득에 나서야 한다.

익산국제마음훈련원 문제가 종교간의 문제가 아닌 범 지역적 문제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것을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통해 공론화하는 것도 긴요하다.

익산시의 결단이 필요하고, 그 결단이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는 증명만이 내년 예산 편성에서 익산시의 부담을 덜어주는 유일한 길이다.

기독교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중요한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판단할 문제고, 익산시가 반영할 만한 찬성 여론이 일면 된다.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적기일 수도 있다.
정작 해야 할 일을 해태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행태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반지역사회적 행동과 다르지 않다.

원불교가 그동안 견지해 온 종교적 덕과 격이 급전직하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 발굴 문화재 보존 대책 세워야

최근, "국가식품클러스터 단지 내에서 문화재가 발굴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지역사회의 논의는 유의미하다.

그동안 익산시는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발견된 문화재를 '현상보존' 보다는 '이전 보존'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던 데 따른 우려가 그런 논의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지정학적으로 세계화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고대도시 유물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백제 유적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진력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청정'이미지와 '친환경', '인간친화' 이미지가 강조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익산시가 사업 단초에서 향후 발굴될 문화재 보존에 대한 사전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시대착오다.

21세기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굴뚝산업을 훨씬 뛰어넘는 사실에 입각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