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소를 굶겨 죽이고, 정부는 농민에게 동물을 학대한 죄를 묻겠다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농축산물 개방과 사료 값 인상이라는 어찌해볼 수 없는 ‘쓰나미’에 손 못 쓰고 당해야 하는 농민의 입장을 생각하면 울어야 하고, 이 사건이 4월 총선과 수입축산물 확대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농민에게 벌을 주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보면 쓴웃음을 지어야 할 판이다.

정부는 해당 농장주가 동물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농장주에게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어 더 이상 이런 일이 보도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라북도청에 보냈다고 한다.

언제부터 정부가 동물학대에 이토록 자상한 관심을 기울였는지도 알 수 없거니와, 어떤 생각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민에게 동물 학대의 죄를 묻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거두절미하고 우리는 정부와 관계당국이 더 이상 농민을 학대하지 말기를 촉구한다.

비싼 사료 값 들여 자식 같이 키운 소를 굶겨죽이며 울었을 농민을 생각하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다.

정부는 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놔야 하는지부터 고민했어야 했다.

농민들에게 정부는 청와대에서 미국산 수입소고기를 시식하며 우리 몸에 아무 이상 없다고 말하는 연극배우, 그 이상이하도 아니다.

정부의 예측대로 농민은 일부러 소를 굶겨죽였을 수도 있다.

그는 도지사와 순창군수 만나기를 거부했고, 행정기관과 축협이 준 사료를 먹이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와 행정당국이, 축산농가를 보호해야 할 축협이 얼마나 미웠으면 그랬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농민은 소들이 다 죽어나갈 때까지 축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소들이 다 죽어서 망하는 지경이 오더라도 정부에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오늘의 농심(農心)이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외부에서 공짜로 주는 사료를 받아 소를 먹일 경우 다른 전체 농민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묻힐 것이며, 지금 행정기관이 자신에게 내미는 손길은 단순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체득했을 것이다.

1년 전 이맘 때 24만원 하던 젖소 송아지 한 마리 값이 요즘 1만8천원에 지나지 않으며, 600킬로그램 한우 한 마리가 600만원에서 400만원대로 폭락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제조업에서도 이같이 무시무시한 가격 하락은 없다. 그 사이에 사료 값은 17~30%가량 올랐다.

농민은 코앞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정부는 축산물 수입을 더 늘리는 계획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농민을 학대하는 일이다. 농민에게 야속하다 말고 농축산업을 살릴 근본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

건설현장 이대론 안 된다

최근 들어 각종 공사업체들이 주변 환경이나 시민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식으로 공사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부송동 영무예다음 아파트를 짓고 있는 영무건설과 목천포천 수문공사를 시공하고 있는 남광토건이 그 대상으로 지목된다. 영무건설 아파트 공사장의 경우 하루 수천여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도로와 공사장 출입구가 맞닿아 있다.

이로 인해 수십톤의 건설자재를 실은 중장비들이 공사장 출입구를 나들면서 시민의 공공재산인 도로를 파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사장과 맞닿은 인도는 부송중학교 학생들이 하루 수백명 이상 이동하고 있는데, 이곳이 공사장과 맞물려 요철이 생겨 걷다 넘어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도 건설사는 인도문제는 업체 소관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인지 방치하고 있다.

또한 공사장의 다른 출입구는 콘크리트로 포장했는데, 이와 맞닿은 보도블럭 역시 뒤틀려 있어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남광토건의 경우 목천포천 수문 공사장에서 나오는 토사를 쌓아놓는 '임시야적장'을 석탄동 옛뚝마을 입구를 지나는 도로 건너편에 조성했다.

하청업체 소속 덤프트럭들은 도로를 중앙선 넘어 무단으로 횡단하는가 하면 도로에 흙을 떨어뜨리고 있다.

현행법상 공사장을 출입하는 모든 차량은 바퀴를 씻어야 하는데도 이 회사는 세륜시설을 수개월 동안 가동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렇게 떨어진 흙은 다른 차량들에 의해 이동돼 먼지를 일으키고 흙탕물을 만들어 옥야초등학교를 비롯한 인근마을에까지 확산시켜 주민피해를 주고 있다. 업체들의 공통점은 공사장이 주민들의 생활구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자사의 수익창출을 위해 작업을 하면서 주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언제까지 '공사중,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팻말만 써 붙이면 뭘 해도 눈 감아주는 막가파식 행태가 계속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시청 관계당국은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건설업체의 행태에 대해 법적 처벌을 가해야 하고, 업체들은 당국이 관용을 베푼다는 점을 악용해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