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1총선거는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후보경선과 본선으로 요약된다.
민주통합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에서는 후보경선이 없었고, 본선은 민주통합당 후보와 기타 후보가 벌이는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익산갑선거구에서는 비록 민통당 후보가 일방적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새누리당 후보 지지표가 18대 총선에 비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조직과 정당에 의해 표심이 좌우되고는 있지만 민심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봐야 한다.
익산을선거구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민통당 후보 지지율은 유효투표수의 40%를 넘기지 못했고, 무소속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대폭 늘어났다.
현역 국회의원이 민통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에 민통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표를 얻은 것으로 보이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적절한 인물이 나서거나 무소속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민통당의 지지기반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진보정당 후보의 지지표가 배 이상 늘어난 것은 민통당 위주의 정치에 시민들의 염증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당선됐다고 해서 대단한 일을 해낸 듯 자만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치는 생물이듯이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아울러 민통당 후보경선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선거인단 모집 및 현장 투표에서는 조직과 금품, 관권을 동원한 예비후보자들의 각종 불법 탈법 행위가 나타났는데, 중앙당에서도 손 쓸 수 없었고, 사정당국에서는 보고만 있었다.
민통당은 향후 문제점을 보완한 보다 더 정교한 경선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종교간 극한 대립양상이 나타났다.
원불교계, 기독교계 후보라는 말이 나도는 것 자체가 정치와 종교의 후진성을 드러낸다. 성직자들이 권력과 물질에 심취했을 때만큼 꼴사나운 상황은 없을 것이다.
선출직 공직후보자를 헌법이 인정하는 정당이 공천하는 제도마저 심각하게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성직자들이 공직후보자를 추대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건전한 사회상규로 용납할 수 있는 일인지 돌아봐야 한다.
이참에 성직자들은 종교인의 역할에만 머물러야지, 세속의 권력싸움을 진흙탕으로 만드는데 더 이상 끼어들지 말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학교혁신은 운영위원의 투명한 선출부터
초중고교에서 민주성과 합리성, 투명성을 끌어올리고 자율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장과 운영위원장들에 의해 오히려 비합리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원위원, 지역위원, 학부모위원으로 구성되는 학교운영위원에 대한 선출절차가 요식적이고 불투명한 것이다.
지역위원은 학부모위원 또는 교원위원의 추천을 받아 학부모위원 및 교원위원이 무기명투표로 선출하는데 학교장의 뜻이 대부분 반영되거나 운영위원장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부모위원의 경우 연초에 실시되는 총회를 통해 직접 선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각 학교는 겉으로는 직접선출의 형식을 거치면서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교장과 운영위원장이 조율을 통해 사전에 내정한 사람을 선출하고 있다. 또 운영위원들이나 학부모회장 또는 학부모회 회원들의 치맛바람이 센 학교들의 경우 일반 학부모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가 불가능한 구조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이는 초등학교의 각 학교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선출자 수와 후보등록자 수가 같은 학교가 많으며, 학교운영위원 선출이 학부모들의 충분한 참여 없이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구조를 교장들이 조장하고 있다는게 더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교장들이 학부모총회에서의 운영위원 선출과정에서 일어나는 논란을 피하고, 학교 운영을 좌지우지 하기 위해 편의주의적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진출 등 사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사람, 학교에 후원금을 많이 낼 수 있는 돈 많은 사람이 아무런 신념 없이 위원이 되는 것은 학교를 고사시키는 일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혁신을 학사행정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밀실행정이 이뤄지는 한 목적 달성은 힘들다. 과감한 제도 개선과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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