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대기업 계열 회사가 지방 시군 단위에 진출하면서 익산을 비롯한 중소도시의 상권이 초토화될 위기다.
이들이 지역에 진출하는 품목은 마트 형식의 대형상가와 수퍼 수퍼마켓,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업, 편의점 등이다.
최근에는 대기업이 빵집이나 떡볶기·순대집을 하다 여론의 압력에 철수하기도 했다.
대기업과 계열사들이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이유는 수십년간 축적한 자본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농촌 개발과 환경산업의 성장도 같은 맥락이다.
또 산업 및 유통자본 1,2세대의 자손 번식이 재산상속 및 분할과 함께 혈연·인척관계를 늘리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늘어났다.
이들은 제조업처럼 수익을 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분야보다는 거액의 자본을 투자해 짧은 기간에 승부를 낼 수 있는 유통과 서비스업에 손을 대고 있는데, 지금까지 지역의 자영업자들과 중산층이 생계를 유지해왔던 생필품이나 음식, 소규모 납품 분야를 전국 체인화해 싹쓸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화물트럭 운송업에도 대기업 계열사가 손을 뻗친다.
문제는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나오는 치밀한 시장지배전략을 지역 차원에서 방어할 수 있는가이다.
경영 관련 전문가들이 거대 자본가들의 손아귀에 있고,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와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마저 자본의 영향권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지방의 소상공인들이 이들의 전략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지역의 상권이 대기업과 계열사들에게 장악될 경우 지역 차원에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도 지역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이 지역에 풀리면서 일자리 확대와 인구 증가, 시장 확대로 연결돼야 하는데, 지역의 돈이 수도권에 본사를 둔 대기업과 계열사들에게 몰리기 때문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깊어진다.
지역의 자영업자와 중산충은 대기업과 계열사의 하청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려 하지만 비용절감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대기업의 전략 때문에 이마저도 녹녹치 않으며, 일반 주민들은 대기업과 계열사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소비자의 입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에는 어느 지역이나 중산층은 점점 줄어들고 월급 노동자들과 빈곤층만 남게 되며, 먹고 살 것이 적어지기 때문에 작은 이권만 생겨도 주민들끼리 서로 싸우게 된다.
따라서 자치단체는 지역 상권이 잠식되는 현상에 대해 주민들과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동시에 타 자치단체와 연대해 지역을 살리려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과 관련 조례로 대형마트가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 영업을 못하게 하고 한 달에 이틀 휴업하게 하는 것 정도의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학교폭력, 남의 일 아니다
지난 2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 1만1,363개 학교 폭력실태를 공개했다.
학교폭력 실태는 사실상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과거 학생들 간 폭력만이 아니라 교사들의 학생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은 사실상 더욱 난무했었다.
학생들의 자살 사건은 사실상 과거 교사들이 저질러오던 학생에 대한 무차별한 폭력이 그 근본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학생들 간의 폭력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온데 따라 오랫 동안 이를 배워오고 체득화 된 결과물이 아닌지 교계는 자문해볼 일이다.
교사들의 직분에 대한 인식도 학교폭력을 부추키는 한 이유로 지목된다.
스승이나 교육자 개념보다는 직장인과 기능인으로서 자리매김 하는 교사 정체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생계수단로서의 교직, 안정된 급여 노동자로서의 교사, 아직도 비일비재한 촌지·물품 수수는 학교폭력을 방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학교 내 수직적 관료체제도 교사들의 무관심을 키웠을 수 있다.
학부모들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교사에 대한 존중보다는 감성적 보호본능을 앞세워 가정교육을 등한시한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치맛바람은 교사로 하여금 학생 전체를 아우르기 보다는 일부 학생만을 편애하게 하면서 불우한 학생을 방치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교육자들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스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 학부모들의 자기 변화 없이는 학교폭력 예방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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